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여수엑스포)가 지난 12일부터 3개월 예정으로 전남 여수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엑스포는 세계 각국의 산업과 과학문명, 기술 전반을 한자리에서 비교함으로써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국제 전시회입니다. 그리하여 올림픽, 월드컵축구와 함께 세계 3대 국제행사로 꼽히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여수엑스포는 지난 1993년 대전엑스포에 이어 남한에서 두 번째 열리는 것으로서 80개의 전시관을 갖춘 대규모 국제행사입니다. 이번 박람회에는 미국, 독일, 프랑스, 중국, 일본 등 세계 104개국과 유엔을 비롯한 10개 국제기구가 참가함으로써 명실 공히 세계인의 축제가 되고 있습니다.
박람회 조직위원회는 행사기간에 1,000만 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이 찾아와 1조 3,000억 원을 쓰고 돌아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파급효과로는 3조 3,900억 원, 8,800여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여수엑스포를 향한 관심은 남한 내부보다 해외에서 더 뜨겁습니다. 미국의 CNN방송은 여수엑스포를 올해 꼭 가봐야 할 여행지로 선정했고 세계적인 여행안내서 ‘론리플래닛’은 올해 꼭 해야 할 10가지 중 하나로 여수엑스포 관람을 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여수엑스포는 1988년 서울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에 이어 남한의 발전상을 세계에 다시 한번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와 때를 같이하여 북한에서는 식량증산을 위한 총돌격전이 시작돼 남과 북이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지난 11일 ‘농사를 잘 지어 먹는 문제를 풀어야 사회주의 만세 소리를 높이 울리며 더 큰 승리로 비약할 수 있다.’면서 ‘지금이야말로 모든 당원들과 근로자들이 김정은 동지의 뜻을 받들어 식량증산을 위한 총 돌격전에 뛰어들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여수엑스포가 성공리에 개막된 배경과 북한 경제문제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여수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는 남한의 역동적인 경제, 과학기술의 발전과 국제적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격(國格)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북한이 만성적인 식량난 등 경제파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본원인이 무엇인가, 이른바 ‘강성국가’ 건설 구상에서 사상강국, 군사강국에만 치중한 나머지 경제 강국건설을 소홀히 했기 때문입니다.
경제 강국건설을 위해서는 개방, 개혁을 해야 하고 시장경제원리를 도입해야 함에도 이를 무시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경제회생을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수이거늘 핵, 미사일 개발 등으로 국제적 제재를 자초한데 그 원인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김정은 정권이 먹는 문제를 진정 해결코자한다면 군사강국 중심노선을 경제 강국 중심노선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아울러 대남도발,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중지함으로써 테러국가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러한 발상의 대전환이 없는 한 ‘영농전투’를 수백 번 벌여도 경제회생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김정은 정권은 여수엑스포를 보면서 어떤 것이 살 길인지 자성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