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에 가뭄, 아사에 이어 국제적 고립마저 심화함으로써 대량아사 등 심각한 위기에 봉착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상청 조사에 의하면 지난달 북한 주요 지역 강수량이 평년의 최저 10%에 그쳐 남포 등 서해지역에는 50년 만의 최대 가뭄이 찾아왔습니다.
가뭄이 이달 중순경까지 지속될 경우, 올해 농사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어 내년 춘궁기 북한의 식량위기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하여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이대로 갈 경우 1990년대 ‘고난의 행군’시기에 맞먹는 식량난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올 초봄부터 황해도 지역을 중심으로 2만여 명의 아사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계속 들려오고 있습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의하면 곡창지대인 황해도에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홍수 피해가 심각했던 데다 가을에 군부대가 농장마다 투입돼 식량을 무자비하게 대량 공출해 갔기 때문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 결과 농장 노동자들은 2~3개월분의 식량밖에 배급받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전반적 식량사정이 심상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데도 김정은 정권은 먹는 문제가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식량문제 해결에 역행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6일간 전국에서 무려 2만명의 소년단 대표를 평양으로 불러 모아 역대 최대 규모로 소년단 창립 66주년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학생 등 청년들의 충성심을 끌어낼 목적으로 특별 비행기까지 나진 등 지방에 보내 소년단 대표들을 평양으로 태워오는 등 전시성 행사에 돈을 쏟아 붓고 있습니다. 이는 주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김정은이 이 같은 대규모 전시성 행사를 통해서라도 자기의 체제 기반을 굳히려는 목적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북한이 식량난을 막기 위해서는 대내적으로 식량구입을 위한 예산확보와 함께 장마당을 활성화시켜 식량 유통을 원활히 해야 함에도 오히려 시장을 통제함으로써 지역별 식량 격차는 2000년대 이후 가장 크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북한이 탈북 차단을 목표로 북-중 국경을 심하게 통제하고 있는 바람에 북한에 적잖은 식량을 유입시키던 중국과의 밀무역마저 함께 끊기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북한이 식량난 해결을 위해서는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적대적 태도를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남한에 대해 각종 도발, 협박을 해온 북한이 최근에는 남한 내 국론분열을 목적으로 친북좌파인 종북(從北)세력을 노골적으로 지원까지 하고 나섰습니다.
현재 남한 통합진보당의 이석기, 김재연 의원은 경선 부정에다 이념적 친북성향으로 인해 국회에서 제명해야 한다는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는데 북한은 ‘남조선에서 문제 되는 것은 종북(從北)이 아니라 종미(從美)’라고 주장함으로써 종북세력을 옹호하고 있습니다. 남한국민들이 북한을 따르는 것은 옳지만 미국을 따라서는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또 북한의 식량난 해결을 위해서는 국제적 지원이 필수적인데 북한은 지난 4월 미사일 발사에 이어 헌법을 개정하면서 ‘핵보유국’이라고 명시함으로써 핵 폐기를 바라는 국제사회에 등을 돌리는 등 국제사회의 대북지원을 더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일연의 행태는 북한의 식량난을 더욱 가중시키는 것으로써, 근본적인 자세를 바꾸지 않는 한 제2의 ‘고난의 행군’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