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일부 예비군 훈련장에서 김일성 3대의 사진을 사격표적지로 사용한 것을 두고 북한이 연일 대남비난과 위협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지난 3일 성명에서 남한 예비군이 김일성 일가 사진을 표적지로 사용한 것에 대해 천추에 용납 못 할 광기, 특대형 도발행위, 대역죄, 인륜 · 도덕도 모르는 깡패무리라고 비난하면서 남한 정부에 김관진 국방장관의 처형과 함께 정식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조선인민군 부대는 역적 무리들을 일격에 쓸어버리기 위한 실제적이고 전면적인 군사 보복행동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 후 북한은 주민들까지 동원해가며 총 공세를 벌이고 있는데 이는 북한체제 특성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수령절대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북한에서는 '최고 존엄'이라고 불리는 김정일 일가 모욕을 신성모독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이번 일이 터지자 북한의 각 기관들은 앞을 다투어 더 많이 분노하고 고강도 보복을 주장함으로써 김정일에 대한 충성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그동안 천안함 · 연평도 사건으로 수세에 몰린 북한당국이 이번 김정일 표적지 문제를 계기로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고 보입니다.
자기들은 남북관계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남한당국의 이 같은 북한 자극으로 인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논리를 앞세워 남북관계악화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시키려는 술책인 것입니다. 더욱이 이번 사건에 대한 사과를 남한 측에 요구함으로써, 천안함 · 연평도 사건에 관한 남측의 사과요구를 무산시키려는 전략적 의도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오산입니다. 북한은 그동안 남한의 이명박 대통령을 '역적패당', '역도', '불한당'으로 매도했습니다. 또 북한도 사격 목표판을 정할 때, 미국, 일본, 남조선 모양을 표적으로 만들어 놓고 훈련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남한 대통령을 향해 온갖 저주와 욕설을 퍼붓고 자기들도 남한 군을 사격 목표판으로 사용하면서 김정일 표적을 문제 삼는 것은 마치 도적이 매를 드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또한 북한은 사격 표적지문제와 관련, 군사보복을 공언하고 있는데 이것이 가져올 후과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달 말 김정일 방중 때 남북관계개선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량광례(梁光烈)중국 국방부장은 최근 싱가포르 아시아 안보회의에서 '중국은 북한에 대해 어떠한 모험도 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도 남북관계개선과 미 · 북 관계 개선을 위해 대북식량지원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어느 때보다 심각한 식량난 속에서 국제사회를 향해 식량지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북한당국이 지난 1일, 외교관례상 있을 수 없는 남북 비밀접촉 사실을 일방적으로 폭로한데 이어 대남군사도발까지 자행할 경우, 국제사회에서 사면초가의 고립상황으로 몰릴 것입니다. 지금이야말로 북한당국이 감정을 버리고 이성을 회복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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