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칼럼] 김정은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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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정권이 출범된 지 이달 말로 6개월이 됩니다. 김정은은 이 기간 동안 당, 정, 군을 장악함으로써 권력승계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아울러 북한당국은 김정은을 대중 친화적이고 인민생활을 걱정하는 지도자로 묘사하는 등 그에 대한 우상화작업도 병행해 왔습니다.

또 북한은 지난번 개정헌법에 핵보유국을 명기함으로써 핵보유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지난 4월 당중앙위 일꾼들과 갖은 담화와 4.15태양절 기념열병식 연설 등을 통해 주요 정책방향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 내용은 선군정치 등 김정일의 유훈을 관철한다는 것과 새 세기 산업혁명을 통해 경제를 정상화한다는 것 그리고 당당한 핵보유국가로 나간다는 것입니다. 새 세기 산업혁명이란 김정일이 제시한 ‘함남의 불길’과 같은 과학기술 중시사상으로 개방, 개혁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김정은이 김정일의 유훈관철을 다짐한 것으로 보아 중국식 개방, 개혁의 가능성은 희박해보입니다.

또 북한은 남북관계에 있어, 남한정부에 대한 극단적 무력도발 위협과 함께 이명박 정권과는 일체 대화나 상종을 하지 않겠다는 초강경 입장을 고수하여 왔습니다. 그러면서 남한대선 개입을 통해 보수 세력의 집권을 막고 야당의 집권을 도우려는데 대남전략의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또 대외관계에 있어 북한은 중국과의 고위인사교류를 통해 연초 장거리 미사일발사로 소원해진 중국과의 관계회복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대미관계에 있어서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계속되는 한 핵억제력 확대강화가 불가피하다.’고 위협하면서도 다른 한편 ‘2.29조미합의 구속에서 벗어났지만 실지 행동은 자제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강․온 양면전술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상과 같은 점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때 겉으로는 김정은 정권이 안정(安定)되어 보이지만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불안요인을 태동하고 있어 김정은 정권이 안착(安着)되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우선 핵보유 및 개방, 개혁 거부는 북한경제 회생을 가로막을 것이 분명합니다. 또 김정은 정권의 후견인인 김경희의 건강악화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장성택과 군부간의 협력관계도 불투명합니다.

경제문제와 관련, 현재의 심각한 가뭄이 계속돼 올해 곡물 수확량이 급감할 경우, 북한은 내년 초 ‘제2의 고난의 행군’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중국의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현재 중국지식인 및 언론인 사이에서는 혈맹인 북한을 일방적으로 지원해주어야 한다는 의견과 상호주의에 입각한 호혜적 원칙을 적용해야한다는 주장으로 엇갈려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의 새 지도부가 앞으로 어떤 대북정책을 취할지도 불투명합니다. 특히 연말 대통령 선거에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재집권하고 남한에서 보수정권이 들어설 경우, 원칙에 입각한 대북정책을 추진할 것이 예상됨으로 김정은 정권의 입지는 더욱 어려워 질 것입니다.

따라서 김정은 정권이 이러한 불안요인과 도전적 상황을 잘 극복한다면 체제가 안착될 것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체제동요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점에서 남한을 비롯한 주변국의 새 지도체제가 형성되는 내년 초까지 김정은 정권은 혹독한 시련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