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칼럼] 평창올림픽과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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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의 강원도 평창군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것은 남한의 국가 위상이 한층 높아지는 획기적 사건임과 동시에 향후 남북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전통적으로 동계올림픽은 유럽과 북미선진국을 중심으로 열렸습니다. 그것은 동계올림픽 종목이 선진국형 고급스포츠로 인식돼왔기 때문입니다. 다른 대륙 국가로는 아시아의 일본이 유일하게 동계올림픽을 치렀었는데 이번에 평창올림픽이 결정됨으로써 남한이 아시아 지역에서는 두 번째 동계올림픽 개최국이 되었습니다.

남한은 1988년 하계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축구를 개최한 데 이어 오는 8월, 대구에서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개최할 예정인데, 2018년 동계올림픽까지 개최할 경우, 세계 4대 스포츠 행사를 모두 치르는 6번째 국가가 됩니다.

또한 평창 동계올림픽이 유발하는 직접적인 경제효과는 29조 3000억 원에 이르고 23만 개의 일자리창출과 39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효과를 가져옴으로써, 총 64조 9,000억 원의 경제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돌이켜보면 남한 경제는 1988년 서울 올림픽 성공을 바탕으로 1990년대 초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 벽을 뚫으며 후진국에서 중진국으로 발돋움했습니다. 이어 2002년 월드컵 개최로 남한은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2018년 평창올림픽은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게 됨으로써 남한을 명실상부한 선진국 대열에 올려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다 남한 영화와 TV, 가수들의 노래와 춤 등 한류(韓流)열풍이 일본 동남아를 거쳐 지금은 세계문명의 중심으로 자처하는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한복판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삼성, 현대, LG 등 남한 대기업들이 만든 각종 제품들은 세계시장에서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북한 현실은 어떻습니까. 1인 독재도 모자라 3대 권력세습이라는 봉건왕조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15만여 명이 수감돼 있는 정치범 수용소 등을 통해 인권이 완전히 말살되고 있습니다. 또한 선군(先軍)이라는 것을 앞세워 전 사회를 병영(兵營)국가화 함으로써, 반(反)민주화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심지어 먹을 것이 없어 수백만 주민이 굶어죽거나 탈북하는 상황에서도 김정일 일가와 주변 집권세력들은 인민의 고통은 외면한 채 기득권 유지에만 급급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 미사일개발과 마약, 위조달러 유포, 대남도발 등 불안과 긴장조성 행위를 계속함으로써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북한당국자들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이번 평창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남한은 이제 아시아의 변방국가가 아니라 세계무대의 중심국가로 떠오르고 있는데, 북한의 위상은 어떤 실정이냐고.

또 남북한의 국력이 이처럼 엄청나게 벌어질 경우, 우리 7천만 민족구성원들이 통일국가체제로 어느 쪽을 택할 것인지 알고 있느냐고 묻고 싶습니다. 북한이 아시아의 변방국가에서 구소련처럼 체제붕괴의 구렁텅이로 떨어지지 않으려면 역사의 흐름을 바로 보고 행동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