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칼럼] 북한 정권과 시리아 민주화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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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 총참모장 숙청을 계기로 북한 김정은의 군부 장악이 강화됨에 따라 향후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영호 사건은 이유가 어디에 있건 김정은의 권력을 공고히 해주고 그 후견인인 장성택과 최룡해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북한군의 원수인 이을설 원수와 김격식 전 4군단장 등이 충성 맹세를 하고 각급 군부대에서 김정은 원수 승진을 축하하는 쇼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영호를 두둔할 군 간부는 당분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상대적으로 온건세력이라 할 수 있는 장성택, 최룡해를 중심으로 당권이 군권보다 더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따라 김정은의 정책은 보다 유연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김정은은 최근 들어 세계적 추세를 강조하고 서구 문화를 동경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왔는데 북한의 대내외 정책에서도 과연 그러한 행동을 취할지가 미지수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군부 강경세력의 제거와 장성택 중심의 온건세력 득세로 인해 북한의 개방, 개혁 가능성과 김정은 정권의 안착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으나 여기에는 많은 변수가 가로 놓여 있습니다.

지난 6월 28일 신 경제체계를 언급한 김정은이 일정 수준의 경제개혁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지만 핵문제에 관해서는 종전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일, 김일성 동상을 까부수는 모임(동까모)사건과 관련하여 성명을 내고 '남조선 괴뢰패당이 월남도주자들을 내세워꾸민 특대형 음모에 미국이 깊숙이 개입했다는 진상이 드러났다.'며 '제반 상황은 우리로 하여금 핵문제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경제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외부지원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핵개발을 포기해야 하는데 핵을 계속 개발하면서 경제를 회생시키겠다는 것은 상호 모순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최근 중동의 시리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민주화 열풍은 북한의 정보차단과 감시강화에도 불구하고 점차 북한주민들에게 알려질 것입니다. 북한은 그동안 시리아에 불법무기를 수출하고 양국간 핵, 미사일 개발에 협력해 왔습니다.

현재 시리아 반정부군은 여러 도시에서 정부군과 치열한 공방을 벌이면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벼랑 끝에 몰아넣고 있습니다.

42년 동안 철권통치를 해온 알아사드 부자 세습정권은 지난 16개월 동안 1만 7,000명 이상의 자국민을 학살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반정부군이 숫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독재자를 몰아내려는 절대다수 국민의 지지와 미국 등 국제사회의 지원하에 정부군에 대한 총공세를 감행함으로써 알아사드의 운명이 예측할 수 없는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시리아 민주화 투쟁이 성공 할 경우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에 이어 중동의 민주화 혁명을 이루는 네 번째 국가로 기록될 것입니다. 또한 중동의 민주화 열풍은 동남아와 미얀마 민주화에 영햘을 준데 이어 북한땅에도 불어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김정은의 권력이 공고화 되었다하더라도 이같은 세계사적 흐름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장기세습독재를 마감하고 민주화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욕구는 군대나 통제 등 물리적 힘만으로는 막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