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칼럼] 김정은의 파격적 행보와 대남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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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은 최근 부인 리설주를 공개하고 능라인민유원지 준공식에 참석해 놀이기구까지 함께 타며 즐기는 파격적 행보를 보였습니다. 김정은은 이에 앞서 외국의 발전된 것은 수용하라며 미국의 영화, 음악 등 서구문물을 동경하는 모습도 나타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은 지난 6월 28일, 경제난 해소를 위해 새로운 경제관리체계를 발표했습니다. 이른바 ‘6.28방침’으로 불리는 이 조치의 내용은 협동농장의 분조 인원축소, 기업의 경영자율권 확대, 당과 군이 독점하던 경제사업의 내각이관, 근로자 임금인상 등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의 대남정책은 김정일 시대보다 더 대결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북한은 29일, 이른바 김일성 동상 파괴 미수사건을 언급하며 ‘테러의 본거지가 미국으로, 집행자가 남한으로 확인된 이상 근원을 청산하기 위한 강력한 물리적 공세가 따르게 될 것’이라고 협박했습니다. 또 북한은 최근 대남비방용 삐라 1만 6천여 장을 경기도 파주와 양주지역에 살포했습니다. 이것은 2000년 4월 남북한 당국이 상호 비방하지 않기로 약속한 이래 12년 만에 파기한 것으로써, 남북관계를 냉전시대로 다시 회귀시키고 있습니다. 북한 방송은 지난 23일, 이명박 대통령 이름이 적힌 표적지에 사격하는 장면을 4개월 만에 다시 방영함으로써, 이명박 정부를 더욱 압박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지난 23일, 조선사회민주당 명의로 남한 통합진보당의 새 지도부 구성을 축하하는 축전을 보내왔습니다. 조선사회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과 10여 년간 교류해온 정당입니다. 김정은 정권이 이와 같이 이명박 정부를 압박하면서 남한 내 친북 세력인 통합진보당과의 연대를 강화하려는 것은 올 연말에 있을 남한 대선에서 친북세력의 집권을 도우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오판입니다.

지난 4.11총선에서 비례대표 부정경선이 밝혀진 후 7만 5000명이던 진보당 당원은 5만 5,000명으로 2만 명이 줄어든데 이어 지난 27일 하루 만에 당원 천 150여명이 탈당의사를 밝힘으로써 당의 존립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것은 남한국민 대부분이 통합진보당과 같은 친북세력에 환멸과 실망감을 느낀 나머지 등을 돌리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북한경제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남북관계개선과 외부세계 도움이 필수적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정은 정권은 이른바 ‘6.28방침’의 이행과 중국의 지원만 있으면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것은 단견입니다.

김정은 정권은 새로운 경제관리체계를 발표하면서 사회주의 원칙 고수를 조건으로 붙였는데 이는 상호 모순입니다. ‘6.28방침’의 목적이 주민과 공장기업소에 자율권을 부여함으로써 생산성을 높이려는 것인데 비해 사회주의 원칙은 계획경제에 입각한 국가통제를 의미하는 것으로써 서로 양립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 북-중간의 대표적 경제협력사업인 황금평 경제특구사업도 중단된 것으로 전해져 중국의 대북지원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이런 점에서 북한경제를 끝까지 도와줄 나라는 남한뿐이며 남측 지원을 얻기 위해서는 남한 국민들의 마음을 사야 되는데, 그것은 김정은 정권이 진실성을 갖고 남북관계개선에 호응할 때만이 가능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