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남북대결 조장하는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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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정권이 개성공단 정상화를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남한의 국론분열을 목표로 한 심리전 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남한 내부에서 국가정보원 개혁문제를 둘러싸고 정치권의 대립양상이 격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북한은 또다시 촛불시위를 선동하고 나섰습니다.

평양방송은 지난달 31일, ‘남조선에서 매일같이 벌어지는 국가정보원 심판을 위한 촛불투쟁은 각 계층 인민들의 자발적 참가로 인해 그 대열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남조선 각 계층의 촛불투쟁은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의 장본인인 현 집권자가 책임지고 물러날 때까지 계속 하자’고 선동했습니다. 이것은 북한이 남남(南南)갈등 조장을 통해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키고 국가정보원을 해체시킴으로써 그들이 추진해온 남조선혁명전략을 달성하려는데 목적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북한은 이와 함께 남한에 대한 사이버 테러를 다방면으로 강화함으로써 남한 국가기관이나 시설의 전산망을 마비시킬뿐만 아니라 인터넷상의 친북여론 조성에 혈안이 돼있습니다. 이를 위해 북한은 2000년대 들어 양성한 3,000여명의 전문 해커를 대남 사이버전에 투입했습니다.

이로 인해 올해 3월과 6월의 사이버 테러 외에 2009년 7.7 디도스 공격, 2011년 3.4 디도스 공격이 모두 북한 소행으로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북한은 남한 정보기술 업체 대표를 포섭해 남한 전산망 서버 접속권한을 빼냄으로써 남한 개인용 컴퓨터(PC) 11만대가 좀비PC가 돼버렸습니다. 결국 이들 11만이 북한의 공격명령만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 되고 말았습니다.

북한은 이달 중순 시작될 한미 연합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을 거론하며 ‘한반도 정세가 다시 전쟁 폭발국면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정전 60주년 행사 취재를 위해 방북한 미국 기자에게는 장거리 로켓 추가발사를 예고했습니다. 이로 미루어 이달 중순께는 남북 간에 또다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북한이 이처럼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진정성 있는 대화를 거부하고 남조선혁명로선에 집착하며 긴장고조에 매달릴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시드니 사일러 미 백악관 한반도 담당 보좌관은 지난 1일, ‘북한의 비핵화 진전이 없고 북한이 개성공단 대화를 계속 거부하는 상황에서 미‧ 북관계의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한‧ 미관계의 틈을 벌리려는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에 대한 우려는 옛날 얘기’라며 ‘남북관계 개선 없이는 미‧ 북 관계개선도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지난달 북한을 방북한 리위안차오 중국 국가부주석도 김정은에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를 중국은 계속 이행하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미국, 중국 등 주변국들이 북핵문제와 개성공단 문제 등 남북 간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기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역주행이 계속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북한 몫으로 돌아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