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칼럼] 북한의 종교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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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구상에서 종교를 가장 극심하게 탄압하는 국가로 떠오르고 있어 국제사회의 우려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13일 <2010 국제종교자유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북한을 비롯해 중국과 미얀마, 이란 등 8개국을 종교탄압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했습니다.

미 국무부는 1998년 제정된 '국제종교자유법'에 따라 매년 세계 각국의 종교자유를 평가해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는데 북한의 경우 매년 특별우려국으로 지정되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미국의 국제기독교 선교단체 '오픈도어즈'가 올 연초에 기독교 탄압 50개국을 발표했는데 그중 북한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북한은 외형상 종교가 존재하는 것처럼 선전하고 있습니다. 1992년 개정헌법에 의하면 '공민은 신앙의 자유를 가진다. 이 권리는 종교건물을 짓거나 종교의식 같은 것을 허용하는 것으로 보장한다. 누구든지 종교가 외세를 끌어들이거나 국가사회질서를 해치는 데 리용될 수 없다.'고 규정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조선불교도연맹', '조선천도교중앙지도위원회' 등 종교단체들이 조직돼 있습니다. 그리고 평양에 봉수교회와 장충성당이 있고 묘향산 보현사 등 몇 개의 사찰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북한당국이 국제사회를 향해 북한 내에도 종교자유가 있는 것처럼 선전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와 함께 남한 종교계로부터 경제지원을 얻기 위한 불순한 목적에서 만들어 놓은 전시용에 불과합니다. 오히려 북한당국은 종교를 수령절대주의와 사회주의 체제유지에 암적 존재로 규정하고 박해와 탄압을 가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이번 미국 정부 보고서를 보면, 북한에는 진정한 종교의 자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명백하게 평가했습니다. 그 근거로서 북한 내 지하교회에 참여한 인사들이 체포돼 구타와 고문을 당하고 심지어 사망한 사실이 보고되고 있고 약 15만에서 20만 명이 종교활동으로 인해 정치범수용소에 감금돼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또 북한당국이 중국 국경지역에서 활동 중인 남한 선교사를 접촉한 북한인들을 체포해 수용소로 이송하거나 처벌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 북한당국이 종교탄압, 그 중에서도 특히 기독교를 혹독히 박해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한마디로 주체사상과 기독교는 본질적으로 양립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사상면에서 주체사상을 유일사상으로 신봉하고 있으므로 기독교와 같은 다른 사상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수령을 신격화(神格化)하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님을 인정할 경우 수령은 신(神)의 위치에서 인간의 자리로 내려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일부 종교학자들은 기독교, 이슬람교, 힌두교, 불교 등 전통종교는 물론 심지어 김일성 주체사상까지 신흥 사이비 종교에 포함시키고 있는 실정입니다. 세계 최악의 인권탄압 국가에 이어 세계 제1의 종교탄압 국가인 북한, 그리고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북한을 보면서 우리는 그들이 외치는 강성대국이란 구호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