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북한의 제2의 한국전쟁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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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이 지난 1965년과 1975년, 두 차례에 걸쳐 제2의 한국전쟁을 준비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북한의 한반도 적화통일 로선이 변치 않고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24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 참가한 청샤오허(成曉河) 중국 런민(人民)대학 교수가 기밀 해제된 중국 외교문서를 인용해 전함으로써 세상에 밝혀졌습니다.

청 교수에 의하면 김일성이 1965년 당시 북한 주재 중국 대사였던 하오더칭을 만나 제2의 한국전쟁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중국 측에 파병을 요청했다는 것입니다. 김일성은 하오더칭 대사에게 “북한은 조만간 전쟁을 일으킬 것이며 이는 불가피한 것이다. 남조선 인민들은 계급투쟁이 고조되고 갈등이 증대되어 전쟁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일성은 그러면서 “전쟁을 하게 되면 중국에서 군대를 좀 파병해 주길 바란다.”고 하오 대사에게 요청했습니다.

그러면 북한이 1965년을 제2의 남침시기로 판단한 이유와 배경은 무엇인가? 1965년은 남한 정부가 베트남전쟁에 전투부대 파병을 시작한 해로써, 남한과 미국의 군사력이 월남 파병으로 인해 분산됐던 시기였습니다. 또한 남한 내에서는 1964년 6월 한․ 일 협정 체결에 반대하는 6․ 3사태가 일어나 비상계엄이 선포되는 등 사회가 심히 혼란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내부적으로는 김일성이 주체사상을 만들고 반대파 숙청을 통해 유일독재 체제를 강화하면서 중국과는 밀착된 시기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2의 남침전쟁을 위한 호기라고 판단한 김일성은 당시 중국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이었던 양융(楊勇)에게도 남침계획을 설명하고 중국의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의 회의적 태도로 인해 북한의 재침 시도는 행동에 옮겨지지 못했지만 그 후 1975년에 이르러 김일성은 또다시 이같은 요청을 중국 정부에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일성은 1975년 4월 중국을 방문해 베트남 공산화 통일을 거론하며 제2의 남침계획을 설명하고 중국의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베트남이 월맹에 의해 공산화 통일된 것처럼 한반도도 북한에 의해 적화통일이 가능하다고 중국 지도부를 설득했으나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추진 중이던 중국 정부로부터 거절당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김일성의 호전적인 유전자가 그의 손자인 김정은에게도 대물림 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김정은은 최근 3년 내에 무력통일을 하겠다는 호언을 측근들에게 수시로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북한은 전시계획인 ‘전시사업 세칙’을 개정해 “공화국 남반부의 민주 애국역량이 들고 일어나 북에 지원을 요구할 경우 전쟁을 선포한다.”는 내용까지 명기했습니다. 이같은 김정은의 무모한 언행은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실험 성공으로 인해 야기된 자만심과 자신의 통치력 강화 의도에서 비롯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중국이 북핵문제와 관련된 유엔의 대북경제 제재를 이행하고 있는데서 볼 수 있듯이 북한의 무력통일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히려 남침 징후가 엿보일 경우 북한체제 붕괴까지도 염두에 둔 결정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음을 북한당국은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