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앞이 보이지 않는 북핵문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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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재개가 계속 불투명한 상태에 있어 북핵문제 해결의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지고 있습니다. 6자회담 재개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최근 미국을 방문해, 미국 당국자들과의 협의를 마친 뒤 6자회담 재개에 자신감을 표시했습니다. 그러나 이와 때를 같이해 나온 미국과 북한의 공식입장은 전혀 달랐습니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우리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이 지난 2005년의 9.19공동성명을 준수하고 국제사회를 안심시킬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북한이 비핵화에 관한 진정성 있는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한다는 조건부 회담재개 입장을 재천명한 것입니다.

반면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미국이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먼저 움직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표시했습니다. 이 같은 북한태도는 전제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해온 기존 입장에서 후퇴한 것일 뿐만 아니라 전제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해온 중국 입장과도 상충되는 것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남한, 미국, 일본 6자회담 수석대표가 6일, 미국 워싱턴에서 만나 6자회담 재개조건 등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한편 북한은 그동안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 강행해왔습니다. 북한은 핵무기 재료인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하기 위해 지난 8월, 핵시설이 집중된 영변의 5MW급 원자로를 재가동했고 비슷한 시기에 핵무기 운반능력 향상을 위해 평북 동창리에서 장거리 미사일 엔진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또한 동창리에 이동식 발사대로 추정되는 새로운 대규모시설 공사를 하고 있고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에서는 4차 핵실험을 위한 새로운 갱도 굴착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북한 움직임은 국제사회의 어떤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과 장거리 미사일은 반드시 보유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서 6자회담 문제는 핵, 미사일 기술 축적에 필요한 시간을 벌거나 대미협상 카드로 이용하려는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동시에 핵과 경제발전 병진로선이 변경될 수 없음을 국제사회에 확실히 천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6자회담을 정치적 술수로 이용하고 있는 북한은 계속 핵보유의 길로 치달을 때 치러야 할 대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북한의 핵보유는 국제적 고립의 심화를 가져옴은 물론 중국과의 갈등을 증폭시킬 것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7일, 남한의 박근혜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핵보유는 물론 북한의 추가적 핵실험을 결연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중국은 앞으로도 유엔안보리 결의를 엄격히 준수해 나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핵문제로 중국과 극심한 대립, 갈등을 빚을 경우, 중국이 최종적으로 취할 조치가 무엇일지 김정은은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최근 중국의 청샤오허 런민대학 교수는 “한반도에서 중국의 이익이 보장될 수 있다면 독일 통일처럼 남한에 의한 북한 흡수통일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은은 핵과 체제유지 가운데 어느 것이 중요한지 분별력 있는 행동을 취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