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과 미국 간의 자유무역협정이 지난 22일, 남한 국회에서 통과됨으로써 내년 초 발효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자유무역협정의 발효로 남한경제는 내년에 세계시장을 향해 새롭게 비상할 수 있는 날개를 달았습니다. 우선 세계 최대 경제권인 유럽연합(EU)에 이어 세계 제일의 경제 대국 미국과 관세 없이 교역하게 됨으로써 '경제영토'가 그만큼 넓어지게 됐습니다.
아세안(동남아시아 국가연합)까지 세 곳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곳은 전 세계에서 남한이 유일합니다. 이번 한 · 미 FTA 비준으로 남한은 전 세계 경제규모의 60%와 관세 없이 교역하게 돼 명실상부한 무역대국 반열에 오른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한 · 미 FTA 발효로 남한 수출이 앞으로 15년간 연평균 32억 달러, 외국인 투자가 10년간 연평균 23-32억 달러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남한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8%로 추정했던 전문기관들이 한 · 미 FTA 발표로 인해 4.1%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최근 유럽 재정위기로 세계경제 성장 동력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 · 미 FTA 발효는 남한 경제에 밝은 빛이 될 전망입니다. 또 흔히 FTA를 가리켜 '경제적 결혼'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맥락에서 남한 경제가 유럽과 미국 경제권과 통합됨으로써 남한이란 국가적 품격과 신뢰도 역시 크게 높아질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당국은 남한의 야당과 똑같은 목소리로 한 · 미 FTA를 극렬히 비방, 반대함으로써 남한 사회의 분열을 획책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한 · 미 FTA를 '을사늑약 같은 망국조약', '살인협정', '친미 사대적 협정', '치욕의 망국협정'으로 부르고 남한 정부와 여당을 '이완용', '사대매국노', '친미에 명줄을 건 반역 무리'로 비난했습니다. 특히 북한 매체들은 '끝없이 이어진 촛불의 바다를 보라. 저녁을 지어야 할 가정부인도 아기 어머니도 유모차를 끌고 달려나왔다.'라면서 청소년, 부녀자들의 FTA 반대운동을 선동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을 왜곡한 흑색선전에 불과합니다. 지금 세계 많은 나라들은 경제발전을 위해 다른 나라들과 무역을 개방하는 FTA 시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개방, 개혁을 통해 세계경제질서의 재편이라는 역사적 흐름에 동참하지는 못할망정, 이를 훼방하고 남한 사회를 분열시키려는 북한의 태도야말로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당국은 자급자족 경제니 무상배급 경제니 하는 구호아래 경제폐쇄주의를 고집하는 것이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북한이 계속 개혁, 개방을 거부할 경우 1860년대 쇄국정책만을 고집했던 조선왕조처럼 세계 변방의 실패국가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현재 남북한 국민 총생산액은 37.3 대 1, 1인당 국민소득은 17.9 대 1, 무역총액은 201.4 대 1로 엄청난 경제적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남한은 한, EU FTA와 한 · 미 FTA라는 양 날개를 달고 세계 속으로 비상하는 데 비해 북한은 역사의 수렁으로 빠져든다고 할 때, 북한체제의 앞날이 어떨지는 불 보듯이 뻔 한 일입니다. 시간은 언제까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교훈을 북한당국은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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