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청와대를 향한 북한의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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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정세가 혼미한 가운데 북한은 지난 19일, 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 대남도발을 예고하는 전통문을 청와대에 보내왔습니다. 전통문은 “남측이 우리의 최고 존엄에 대한 특대형 도발을 반복한다면 가차 없는 보복행동이 예고 없이 무자비하게 가해질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이것은 김정일 사망 2주기인 지난 17일, 서울시내에서 보수단체 회원들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사진을 붙인 인형을 불태운데 대한 반발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번 위협은 과거 북한이 해온 위협방식과 달라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사안입니다. 장성택 처형 이후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북한 국방위원회 명의로 청와대 국가안보실 앞으로 전화통지문을 보낸 것은 사실상 남한의 박근혜 대통령을 향한 고강도 협박이라고 하겠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내부사정이 어려우면 주민들의 관심을 밖으로 돌려 체제결속을 도모할 목적으로 대남도발을 빈번히 자행해왔습니다.

그리하여 남한의 김관진 국방장관은 최근 “내년 1월 하순에서 3월 초순 사이에 북한 도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고,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창의장도 “미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 북한내부 사정으로 봐 이 같은 판단은 단순한 기우가 아닌 현실성이 높은 발언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김정일 사망 2주기 행사가 끝난 후 장성택 추종세력을 전방위적으로 숙청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공포정치로 인해 앞으로 북한의 여러 조직 및 간부들의 김정은에 대한 충성경쟁이 가열화 될 것은 분명합니다. 그중에서도 군부는 권력 주도권 장악을 위해 대남도발을 시도할 것이며 장성택과 같은 견제세력이 없는 상황에서 과대망상증에 걸려있는 김정은이 이를 적극 찬성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의 도발 양상으로는 우선 4차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예상됩니다. 또한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폭침과 같은 도발과 백령도 등 서북도서 강점시도 및 비무장지대에서의 도발 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 테러나 서울 등 남한 도심지에서의 테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남한과 미국은 예상되는 북한 도발유형 10여 가지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비계획을 세워 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도발이 가져올 결과입니다. 남한과 미국은 북한이 도발해올 경우 10배 이상으로 보복할 방침이어서 북한의 도발은 성공보다 실패를 초래할 소지가 많습니다. 그 결과 북한군의 사기저하는 물론 김정은의 통치력에 대한 불신과 위신추락 및 사회불안이 확대될 것입니다.

또한 북한의 도발은 남북관계를 대결국면으로 전환시킴으로써 북한이 교류, 협력을 통해 남쪽으로부터 얻고자하는 경제지원을 차단시키게 될 것입니다. 특히 북한의 도발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바라는 국제사회의 염원을 저버림으로써, 북한의 외교고립을 심화시키고 북-중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것입니다. 북한의 핵개발과 장성택 처형 등으로 분노를 느끼고 있는 중국을 다시 자극함으로써, 양국 경제협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그로인해 북한경제는 더욱 파탄국면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북한의 도발은 제 도끼에 제 발등을 찍는 자충수가 되리라고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