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산
개성 공단엔 남쪽의 의류 업체도 입주해 있습니다. 개성 공단에서 만들어져서 남쪽 시장에 팔리는 것인데요.. 몇 년 전 개성공단에서는 이 옷을 가지고 패션쇼를 했습니다. 당시 이 업체에서 근무하는 북쪽 여성 공원을 인터뷰를 했더니.. 남쪽 여성들이 이 옷을 도대체 어떻게 길거리에 입고 다니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더군요. 제가 볼 때는 그렇게 야하지도 특이하지도 않은 옷이었는데요... 그 만큼, 남북의 옷 문화는 차이가 있습니다. 일하며 배우며 오늘은 남쪽 사람들의 의상에 대한 얘기입니다.
다른 나라에 가면 첫 눈에, 그 나라 사람들이 어떤 옷을 입고 있는가를 먼저 보게 됩니다. 이렇듯 사람들이 입는 옷을 보고도 우리는 그 나라의 문화와 발전상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런 남쪽 사람들의 옷차림에 대해 한번 얘기해보겠습니다.
남한의 옷 문화는 참으로 다양하고 자유롭습니다. 한마디로 하루 종일 도시를 다녀 봐도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은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요즘 같은 봄이면 길거리 여성들의 옷 색상은 그야말로 총 천연색인데, 옷차림이 자유롭다고 하여 북한에서 선전 하는 것처럼 퇴폐적이고 꼴불견은 아닙니다. 모든 사람들이 누구의 강요가 아닌, 자신들의 몸 형태와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그리고 편하게 입고 다닌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나라의 경제가 계절과 추세에 따라 달라지고 변화하는 국민들의 옷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는 것을 의미 합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각가지 옷을 파는 서울의 동대문 시장, 남대문 시장은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가 되고 있습니다.
또 직장에 다니는 직장인들은 그 중에서도 남자들은 넥타이에 양복을 입는 것이 보통이고 복장의 규제가 없는 직장이면 넥타이를 안 메기도 합니다.
여성 직장인들의 경우엔 바지든 치마든 단정하게만 입으면 되는데, 은행이나 백화점 같은 특정한 곳을 빼면 유니폼은 없습니다.
제가 여기 와서 정말 이상했던 것은 남한사람들이 매일 매일 거의 다 다른 옷으로 옷을 갈아입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물론 생활의 풍족함과 여유로움에서 나오는 현상이라고 봐야겠지만 어쨌든 매일 만나는 사람들이 매일 바뀌는 새롭고 신선한 모습이 옆에서 바라 보는 사람조차도 즐겁고 기분이 좋은 게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실례로 노인들조차도 운동을 할 때는 운동복에 운동화를, 등산을 할 때는 지정된 등산복과 등산화를 자기들의 각자 기호에 맞는 것들을 골라 착용하고 나서 곤합니다.
저 뿐만 아니라 우리 탈북자들은 남한에 와서 처음엔 이 변덕쟁이 같은 풍습을 따라 하기가 참으로 시끄러웠는데 이제는 경제적 여건도 되고 또 어쨌든 그렇게 인차 닮아들 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남쪽의 옷 문화는 한편으론 심한 낭비입니다. 특히 남한의 젊은 여성들은 웬만한 옷은 한번 입고 옷장 속에 넣어놓고 다음 해에는 다시 입지 않고 버리는 것이 참으로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뭐 겉으로 보아서는 무엇이 더 좋은지를 잘 모르겠는데도 윗도리 한 장, 바지 하나에 수백 달러씩 하는 비싼 옷들을 선호하는 여성들도 적지 않습니다. 남의 돈으로 하는 일이니 그 사람 자유겠지만.. 때론 너무 지나치다 하는 감정도 없지는 않습니다.
물론 북한도 인간들이 사는 사회이니 옷 문화는 있습니다. 그러나 나라의 경제가 어려우니 우선 사람들의 취미와 계절에 따르는 옷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특별히 문화라 하기는 좀 어려운 문제 입니다. 굳이 옷 문화에 대하여 짚어 말하자면 옷 문화의 중심이 되어야할 수도 평양에서는 여성들이 자기 마음대로 옷을 입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추운겨울에도 <바지를 입지 말라> <치마저고리를 입고 다니라.> <작업복을 입고 다니지 말라> 등등의 상부의 지시와 그에 따르는 검열대의 통제... 이것이 숨겨진 문화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 외에 특별할 것이 있다면 자기들의 수뇌부의 옷차림을 따라 북한의 간부들이 비슷한 모양의 점퍼 옷을 모두 해 입고 다니는 것이 특이한 문화라 하겠습니다.
북쪽 사람들도 그렇지만, 남한 사람들도 북쪽 사람들은 이럴 것이다..라는 고정된 생각이 있습니다. 북한 남성들은 회색이나 카키색 잠바를 입는다.. 또 북한 여성들은 하얀 저고리에 까만 치마저고리만 입고 다닌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탈북자들이 남쪽에 만 명이 넘어 왔어도 이런 생각들은 쉽게 바뀌지 않는 것 같습니다.
2002년과 2003년 남한에 나왔던 북한 여성 응원단에게 북한 당국은 집단적으로 치마저고리를 입혔습니다. 다들 얼굴 생김이 예뻐서 남쪽에선 미녀 응원단이라고도 불리지만… 이들의 옷차림은 북한 체제가 빚어낸 자유가 없는 북한 사람들의 옷 문화를 그대로 보여주지 않았나..하고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