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호 관리소에서의 탈출' 11개 언어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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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제14호인 개천관리소 출신 탈북자 신동혁 씨를 소재로 한 책 '14호 관리소에서의 탈출'의 저자 블레인 하든 씨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영어를 포함해 총 11개 언어로 이 책을 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의 개천관리소에서 태어난 신동혁 씨는 자신이 바로 수용소에서 어머니와 형의 탈출 계획을 당국에 신고해 처형당하게 한 장본인이라는 것을 탈출 후에도 수 년간 밝히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탈북 후 7년여의 세월이 지나 신 씨는 자신 때문에 처형당한 어머니와 형에 관한 진실을 밝혀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의 동아시아 특파원을 지낸 블레인 하든(Blaine Harden) 씨가 영어로 펴낸 책 'Escape from Camp 14' 즉 '14호 관리소에서의 탈출'을 통해서 신 씨는 2008년 자신의 저서 '완전통제구역, 세상 밖으로 나오다'에서도 말하지 못했던 사실을 털어 놓았습니다. 지난 29일 미국과 영국 등에서 발간된 '14호 관리소에서의 탈출'은 북한이 존재를 부인하는 정치범 수용소가 인간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가족간의 사랑, 믿음 마저도 말살한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었습니다.

저자 하든 씨와 함께 4일 자유아시아방송을 찾은 신 씨는 북한의 실상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너무도 많아 북한 정권이 어떤 곳인지를 알리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신 씨

: 사람들이 관심을 안 가져 주니까요. 북한에 대해서 너무 몰라주니까… 그래서 제가 숨기고 싶었던 과거에 대해서 밝힘으로 해서 북한이 이런 정권이고, 정치범 수용소가 이런 곳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던 거죠. 하든 씨는 신 씨와 처음 책을 준비하기 시작한 2009년 가을로부터 1년 가까이 지난 후에야 신 씨로부터 자신이 어머니와 형의 탈출 계획을 당국에 고발했다는 사실을 들었습니다.

하든 씨

: 수용소에서 태어난 신 씨는 누군가 탈출하려는 것을 알고 고발하지 않으면 사살당한다고 들으며 자랐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수용소에서 부모나 형제에 대한 사랑이 아닌 오직 수용소에 대한 충성 만을 배웠기 때문에 자신의 고발로 어머니와 형이 처형당해도 죄책감이 없었던 것입니다.

신 씨는 북한 당국이 남녀 모범수에게 허락하는 '표창결혼’으로 수용소에서 태어나 정치범 수용소를 탈출한 유일한 사람입니다. 하든 씨는 정치범 수용소 이외의 세상은 알지 못하고, 가족 간의 배려, 사랑이나 윤리의식과 같은 기본적인 감정도 배우지 못한 신 씨야말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가 얼마나 인간의 기본권마저 박탈하고 인간성을 말살하는 곳인지를 보여주는 산 증인이라고 말합니다. 수용소에서 만난 성분 좋은 집안 출신의 수감자를 통해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세상’이 있다는 말에 신 씨는 수용소를 탈출했습니다. 신 씨는 “배고픔이 탈출하다가 잡혀 처형당하는 것보다도 더 무서웠다”고 밝혔습니다.

하든 씨의 ‘Escape from Camp 14’ 즉 ‘14호 관리소에서의 탈출’은 곧 불어, 독일어, 중국어 등 11개 언어로 발간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