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뉴스 ⑩] 북 해외노동자의 인권유린과 불법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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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알벗: 2016,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16년 한 해의 북한 관련 주요 뉴스를 총정리하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오늘 진행을 맡게 된 홍알벗입니다. 오늘 10대 뉴스는 마지막 시간으로, 양희정 기자, 그리고 노재완 기자와 함께 '북한 해외노동자의 인권유린과 불법행위'에 관해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양희정 기자는 스튜디오에 저와 함께 있고, 서울의 노재완 기자는 전화로 연결했습니다. [BRIDGE] 양 기자, 노 기자 안녕하세요!

▶양희정/노재완: 네, 안녕하세요.

▶홍알벗: 오늘의 주제는 조금 전 말씀 드렸듯이 '북한 해외노동자의 인권유린과 불법행위'인데요. 먼저 양 기자! (네) 양기자는 북한 해외노동자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유럽을 다녀 오시지 않았습니까. 북한 청취자들께서도 관심이 많으실 거 같은데요, 폴란드, 즉 뽈스카 정부의 경우 북한 노동자 고용문제에 어떤 입장이던가요?

▶양희정: 폴란드 정부는 북한 노동자 문제에 있어서 무척 적극적으로 조사나 취재에 응하는 입장이었구요. 또한 북한 노동자에 대한 인권유린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국제사회가 주장하는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증거를 찾을 수가 없어서 법적조치를 취할 수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노재완: 몰타라는 곳도 다녀오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몰타 정부의 경우엔, 국제사회가 문제를 제기하자 보다 적극적인 대응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까?

▶양희정: 몰타는 국제사회가 문제를 제기하자 입국 비자도 발급하지 않고, 노동허가증을 이미 받은 북한 노동자에 대해 연장을 해주지 않는 정책을 바로 집행했습니다. 의료공장 등을 찾아가 봤지만 북한 노동자를 전혀 볼 수가 없었습니다.

▶홍알벗: 유럽에서의 북한 해외노동자 문제와 관련해 유럽연합 차원에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말이죠. 어떤 강제적인 조치가 이뤄질 수 있을까요?

▶홍알벗: 자, 이번엔 서울의 노재완 기자와 캄보디아, 그러니까 캄포쟈와 몽골 쪽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노 기자! (네) 올해 초 캄보쟈에 있는 북한 식당과 앙코르 박물관을 취재하기 위해 캄보쟈를 다녀왔죠? 좀 소개해 주시죠.

▶노재완: 네, 저는 지난 4월 말 시엡립으로 가서 현지 북한 식당 두 곳과 앙코르 박물관을 취재한 뒤 다시 수도 프놈펜로 이동해 그곳의 식당들을 취재했습니다. 당시 4차 핵실험의 여파로 북한 식당들과 앙코르 박물관은 개점 휴업 상태였습니다. 더구나 지난 4월 7일 중국 내 북한 식당에서 지배인과 접대원 등 13명이 집단 탈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캄보디아의 북한 식당도 경계 강화에 나섰고 그러면서 분위기도 무척 어수선했습니다.

▶양희정: 그런데, 캄보디아 하면 한국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관광지 중 하나 아닙니까. 유엔의 대북제재로 인해 식당 영업에도 타격이 컸을 것 같은데 어땠나요?

▶노재완: 네, 방금 양 기자께서 말씀하신 대로 캄보디아는 세계적인 문화유적인 앙코르와트가 있어 해마다 한국인 관광객 30만 명이 찾기 때문에 한국인 손님이 없으면 식당 운영이 어려울 정도입니다. 캄보디아 내 북한 식당은 지난해까지 8곳에서 영업이 이뤄졌지만, 올해 들어 프놈펜에서만 영업 부진으로 3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나머지 식당들도 손님이 크게 줄어 경영난을 겪었습니다. 또 프놈펜 중심부에 있는 북한 식당을 가보니까 중국인들을 상대로 영업하기도 했는데요. 기자가 식당에 들어가니까 중국 사람인 줄 알고 북한 접대원들은 중국말로 안내했습니다. 공연도 중국인들을 위해 대부분 중국 음악과 노래를 불렀습니다.

▶홍알벗: 영업을 중단한 식당들이 있는가 하면 일부 식당은 중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중국 춤과 노래를 부르는 등 영업 전략에도 변화를 주었군요. 계속해서 앙코르 박물관 상황도 설명해주시겠습니까?

▶노재완: 사실 식당보다 박물관의 상황이 더 좋지 않다고 봐야 합니다. 박물관은 북한이 직접 투자해 건립한 것으로 박물관을 유지하고 관리하는 데만 상당한 비용이 들어갑니다. 북한이 해외에서 벌인 건설 사업으로는 현재까지 가장 큰 규모로 평가되고 있는데요. 외화벌이 차원에서 박물관을 건립한 만큼 처음엔 기대도 컸습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여니까 관람객들이 없는 거예요. 기자가 찾았을 때도 박물관에 관람객은 거의 없었습니다. 현지인 1명을 포함해 외국인 2명이 전부였습니다. 외국인 2명도 박물관 내부만 잠시 구경하고 10분 만에 바로 나갔습니다. 관람객들이 없다 보니까 당시 박물관 측은 입장료 30% 할인해주었습니다. 그날 기자와 함께했던 현지 교민 강성진 씨의 말을 잠시 들어보시죠.<액트: 강성진(한국 교민, 가명): 아까 보신 것처럼 우리가 가니까 그때야 에어컨을 틀어주잖아요. 캄보디아 직원들 월급 주기도 벅찰 정도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봅니다. 북한에서도 담당자들이 나와 일하고 있지만 친구들도 상황이 이런데 힘이 나겠습니까. 정도라면 개점휴업 상태에 있다고 봐야죠.>

▶양희정: 그렇군요. 이번엔 몽골 북한 노동자들에 관한 이야기도 듣고 싶네요. 최근 몽골도 경제 침체로 북한 노동자 수가 많이 줄었다고 하던데요?

▶노재완: 네, 한때 몽골에는 북한 노동자가 5천명 정도 있었지만 2004년부터 몽골이 경제 불황을 겪으면서 지금은 1천500명 정도만 남아 일하고 있습니다. 몽골에 있는 북한 노동자들은 대부분 수도인 울란바토르와 그 주변에서 일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보통의 북한 노동자는 합숙생활을 하지만 정처 없이 떠도는 부류도 있습니다. 쉽게 말해 북한 노동자들은 떠돌다가 일감을 찾으면 공사 현장이 바로 숙식 장소가 되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안전사고도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홍알벗: 노 기자, 몽골의 경우 봉제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여성들도 많죠? 이들의 처지도 비슷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노재완: 네, 몽골에서는 북한 여성들도 많이 일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캐시미어 공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캐시미어는 산양에서 채취한 연한 털로 만든 고급 모직물인데요. 캐시미어 공장은 특히 많은 인력이 필요합니다. 기자는 지난 5월 북한 근로자들이 일하는 캐시미어 공장에 직접 가봤습니다. 제가 가 본 캐시미어 공장에는 북한 여성 근로자들이 150명 정도 일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3년 계약으로 일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른 공장과 마찬가지로 이 공장도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었으며 쉬는 날에도 공장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한 마디로 이들은 창살 없는 감옥에서 살고 있는 셈입니다.

[PROMO] 여러분께서는 미국 워싱턴에서 전해 드리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연말 특집방송, '2016 RFA 10 뉴스' 듣고 계십니다.

▶양희정: 그러고 보니 홍 기자도 북한 해외노동자를 취재하러 먼 곳을 다녀왔죠? 어디를 다녀왔나요?

▶홍알벗: 네, 저는 아프리카에 있는 탄자니아와 중동지역에 있는 쿠웨이트를 다녀왔습니다. 탄자니아 같은 경우는 유엔에서도 파악하지 못한 곳이었습니다. 다른 나라는 건설이나 제조업 쪽에 북한 해외 노동자들이 주로 나가는데 탄자니아는 의료진들이 나가서 현지인들의 아픈 곳을 치료해 주고 있습니다. 탄자니아는 저렴한 국립병원이 있지만 시설이나 의료 서비스의 질이 좋지 않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으려면 사립병원을 가야합니다. 하지만 일반 사립병원은 너무 비싸고 해서 중간 정도의 북한 병원을 가게 되는데요. 탄자니아에는 전국적으로 13개의 북한병원이 있습니다. 의사와 간호사를 합치면 총 100여명 정도의 북한 의료진이 탄자니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노재완: 그런데 의료진이 탄자니아에 가서 그곳 주민들을 치료해 주는 건 좋은 일 아닌가요? 뭐가 문제죠?

▶홍알벗: 네, 얼핏 보기엔 별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만, 문제가 많습니다. 먼저 알아 두셔야 할게 있는데요, 다른 곳도 마찬가지지만 북한 의료진들도 자신들이 번 돈의 70-80퍼센트를 당국에 송금합니다. 북한 당국이 정해준 충성자금 목표액을 채워야 하고 때로는 더 많은 금액을 보내야만 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일반 진료와 치료로는 그것을 다 감당하기가 힘들거든요. 그러다 보니 편법진료가 성행하게 되는 거죠. 말라 비틀어진 풀뿌리를 주면서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속여 비싸게 팔아 먹는 겁니다. 중금속이 많이 함유된 가짜 약도 비싸게 팔아 부작용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많이 있습니다.

▶양희정: 그런데 어떻게 그런 일들이 있을 수 있죠? 탄자니아 정부는 알면서도 가만히 있는 건가요?

▶홍알벗: 네 바로 그게 큰 문제였습니다. 탄자니아는 역사적으로 북한과 가까운 동맹관계에 있습니다. 특히 탄자니아 집권 여당과 무척 가까운 사이인데요. 북한 의료진이 탄자니아에 와서 병원을 차리는데 있어서 이 집권여당이 편의를 많이 봐주고, 문제가 생길 때 마다 북한병원측은 집권여당을 들먹이면서 단속을 피하거나, 수사를 거부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사정은 달라졌습니다. 저희 RFA 자유아시아방송에서 보도가 나간 뒤 탄자니아 보건부가 집중 단속에 나섰고, 결국 무허가 진료행위 등의 혐의로 탄자니아 내 북한병원 13곳 가운데 4곳이 문을 닫게 됐습니다.

▶노재완: 쿠웨이트는 좀 어떻습니까? 아무래도 사막에서 일하다 보니 북한 노동자들한테도 환경이 좋지는 않을 거 같은데 말이죠.

▶홍알벗: 네, 그렇습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쿠웨이트에는 북한 건설노동자들이 3천200명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은 계속 줄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모래바람이 심하게 불 때는 한치 앞도 보기 힘든 그런 곳이었는데요. 북한 노동자들은 중국이나 방글라데시 등 다른 나라에서 온 노동자들과 함께 숙식을 해결하고 있었습니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는데요. 수입의 대부분을 북한으로 보내고, 뜨거운 햇볕과 모래바람 속에서 힘들긴 해도 조금이나마 가족들한테 돈을 보낼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에 내야 할 충성자금 목표액이 점점 많아지고 북한으로 가져갈 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게 되자 쿠웨이트에 있는 북한 노동자들이 크게 반발해 작업을 거부하는 일이 일어나고, 급기야 북한 당국은 일반인 노동자를 불러 들이는 대신 통제가 쉬운 북한 군인들을 보내는 일까지도 발생했습니다. 자 이제 마무리하는 의미로, 양 기자께서 북한 해외노동자문제를 어떻게 봐야 할지, 어떻게 해결 할 수 있을지 한 말씀 해주시죠.

▶양희정: 첫째로는 유럽연합이라든가 쿠웨이트 같은 나라가 북한 속의 북한처럼 노동자가 살지 않도록 국제사회 기준에 맞게 노동환경을 조성해야겠구요, 둘째로는 북한 노동자들이 국제사회가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북한과 협상을 하고, 셋째로는 북한 노동자들이 인권이라든가 노동권 침해 등이 일어났을 때 해당 국가의 법원에 호소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일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홍알벗: 네, 오늘 말씀해 주신 양희정, 노재완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의 '2016 10대 뉴스' 마지막 시간, '북한 해외노동자의 인권유린과 불법행위' 편을 마칩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