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뉴스⑧] 고위층 대거 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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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16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16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 정리하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오늘 진행을 맡은 이예진입니다. '10대 뉴스'의 여덟 번째 시간으로 '고위층 대거 탈북' 편을 목용재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목 기자, 안녕하세요.

목용재: 네.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볼까요.

목용재: 네. 준비한 자료부터 들어보시겠습니다.

앵커: 고위층의 잇따른 탈북. 올해 많은 관심을 받은 뉴스였는데요. 종업원 13인의 집단탈북부터 정리해보겠습니다. 목 기자, 이들이 한국에 입국했던 것이 언제였죠?

목용재: 한국으로 입국한 시점은 지난 4월 7일입니다. 중국 주재 북한 식당의 남자 지배인 1명과 12명의 여성 종업원. 이렇게 13명인데요. 당시 남측 통일부의 발표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그동안 북한 해외 식당 종업원 한두명이 개별적으로 탈북한 사례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같은 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이 한꺼번에 탈북해 입국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 2004년도 7월 베트남에서 같이 모여 468명 정도가 함께 입국한 사례가 있습니다. 2011년 3월에도 9명정도가 집단 탈북해 들어온 사례가 있습니다. 김만철 씨 일가 10명이 집단 입국한 바도 있습니다.

앵커: 그동안 ‘집단탈북’ 사례가 드물었다는 내용인데요. 이들이 집단탈북한 이유는 뭔가요?

목용재: 통일부는 집단탈북 원인을 “해외에서 생활하며 한국의 실상과 북한 체제선전의 허구성을 알게 됐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270호를 집단탈북의 원인으로 꼽기도 합니다. 본국으로 외화를 보내야 하는 해외 식당의 상황이 대북제재로 악화됐고 이런 부담감이 탈북 종업원 13인에게 전가됐다는 겁니다.

앵커: 하지만 새로운 대북제재가 시작된 지 막 한달 된 시점에서 집단탈북 원인을 ‘대북제재’로 보기는 힘들다는 주장도 있었죠.

목용재: 네. 그렇습니다. 주된 탈북동기는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통일부가 지난 4월 ‘북한 해외 식당 종업원 집단 탈북 동기와 심경’이라는 자료를 내놨는데요. 이 자료에 따르면 13인 종업원들은 탈북 동기에 대해 “한국 텔레비전과 드라마를 시청했다”, “영화로 한국의 문화를 알게됐다”, “현지에서 여행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안팎을 비교할 수 있는 안목이 생긴 겁니다. 특히 탈북 종업원 12명은 여성들이고, 또 20대로 알려져있습니다. 남한에서라면 한창 외모에 신경쓰고 문화적으로 관심이 많은 나이입니다. 때문에 상당수 전문가들은 문화, 생활적인 측면에서 탈북 원인을 찾습니다.

(PROMO CLIP) 여러분께서는 미국 워싱턴에서 전해드리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연말 특집방송, 2016 RFA 10대 뉴스를 듣고 계십니다.

앵커: 이번엔 고위층의 탈북,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 이야기 해보죠.

목용재: 네. 지난 8월 17일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태영호 공사가 가족과 함께 입국했다”면서 “태 공사는 현학봉 대사에 이은 서열 2위로 지금까지 탈북 외교관 가운데 최고위급”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의 형인 김정철을 수행했을 정도로 고위급인데요. 이런 인사의 탈북 동기, 특별한게 있었나요?

목용재: 여러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은데요.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이철우: 노예 생활하는 북한의 참담한 현실을 인식하면서 체제에 대한 환멸감이 커져 귀순 결심을 굳혔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 (집) 안에 도청 장치를 다 해놨답니다. 집에 가서도 대화를 잘 못한대요. 현영철이 처형된 것도 집에 가서 얘기를 잘못해서 그렇게 됐답니다.

목용재: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당국 차원의 감시가 심해진다는 얘깁니다. 고위직 인사들은 이런 감시 때문에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대사관에서 본국으로 상납해야 할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13인의 탈북 종업원들처럼 북한의 안팎을 비교할 수 있는 안목을 갖게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입니다. 통일부도 “태 전 공사는 정보를 많이 접할 수 있었고 북한과 다른 나라를 비교할 수 있는 눈이 생겨 탈북을 결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태 공사와 종업원 13인, 이들 모두 북한의 안팎을 비교할 수 있는 상황에서 생활했다는 공통점이 있네요. 그런데 이 두 사례의 차이점도 있을까요?

목용재: 태 전 공사의 경우 부모로서의 ‘마음’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많습니다. 자식의 장래를 걱정한거죠. 태 전 공사의 아들은 인터넷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많이 이용했다고 합니다. 영국 등 해외 언론에 따르면 태 전 공사의 아들은 ‘카운터스트라이크’라는 인터넷 게임을 368시간 동안 즐겼습니다. 해외에서 자유롭게 문화생활을 즐기고 있던 겁니다. RFA 보도도 들어보시겠습니다. 정영 기자입니다.

정영: (소식통은) 서방국가에 주재하는 북한 외교관들의 가장 큰 고민은 자녀 교양(교육)과 장래문제라며 이번에 망명한 태영호 공사의 경우도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외교관들의 해외 체류기간은 보통 3년, 길게 5년 정도 되는데 이 기간 동안 외국에 적응한 자녀들은 부모들에게 탈북을 권유하기도 합니다.

앵커: 이 때문에 북한 고위층이 ‘이민형 탈북’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기도 했죠. 이 때문일까요. 최근 북한 고위급 인사들의 탈북이 이어지고 있는데 좀 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라 볼 수 있을까요.

목용재: 우선 종업원 13인과 태 전공사 외에 올해 중국 베이징 북한 대표부에서 근무하던 보건성 1국 출신 간부가 입국한 바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39호실 간부가 탈북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고위층’의 탈북이 이어지는 것은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김정은의 ‘공포정치’ 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의 말 들어보시죠.

강철환: (그들이) 탈출에 마음을 먹게 된 것은 김정은의 인간성과 그로 인한 폐해가 나라를 망하게 하고 자신과 같은 개인들을 파멸로 내몰 수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특히) 장성택 처형 사건이 아주 결정적으로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앵커: 김정은의 칼날이 언제 자신에게 향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앞으로 13인의 탈북자와 태영호 전 공사의 행보는 어떻게 될까요.

목용재: 13인 종업원들은 이미 남한 사회에 나와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 12명의 여성들은 20대의 어린 나이인 만큼 대다수가 대학생활을 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고요. 태영호 전 공사는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기관에서 근무할 예정입니다. “신변의 위험을 무릅쓰고 북한인권을 위해 일하겠다”라는 것이 태 전 공사의 말이었습니다. 태 전공사는 지난 23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의 실상을 폭로하기도 했습니다. 사회에 나오자마자 적극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한건데요. 한국 입국 후 가장 인상 깊었던 점에 대해 “국회 청문회에서 권력자들을 향해 예리한 질문을 하는 것을 보고 충격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어렵게 한국땅을 밟은 만큼 13인의 탈북자와 태영호 전 공사, 그리고 그 외의 고위급 탈북자들도 한국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또 탈북 고위 인사들은 한국 사회에서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활약을 기대하겠습니다. 목용재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목용재: 네 감사합니다.

앵커: 자유아시아방송의 2016년 10대 뉴스 8편 ‘고위층 대거 탈북’편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3만명 넘어선 한국 내 탈북민’편을 보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