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15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15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 정리하는 ‘RFA자유아시아방송10대 뉴스’입니다. 오늘 ‘10대 뉴스’의 네 번째 시간은 정아름 기자와 함께합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볼까요.
앵커) 지난 10월 10일 평양에서는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행사가 있었죠? 북한당국이 이미 대규모 열병식을 예고한 상태이어서 전문가들은 북한을 주시하고 있었는데요. 우선 열병식의 규모는 어땠습니까? 또, 이번 기념 행사에서 어떤 신무기들이 선보일 것인가에 많은 관심도 쏠렸었는데요.
기자) 이번 기념 행사는 2만 명의 장병, 그리고 카드섹션에 군인과 민간인 13만 명을 동원한 대규모 행사였습니다. 40여 종 500여 대의 무기장비들도 등장했습니다. 또,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탄두 형태가 개량된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돼 주목을 끌었는데요. 북한은 또, 최근 개발해 수 차례 시험 발사했던 300㎜ 신형 방사포의 실물을 처음 공개했습니다.
하지만 또, 이번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에서는 이른바 인공위성이라고 하는 장거리 로켓은 발사하지 않아 서, 선전만 요란하게 했던 것이 아니냐 하는 말들이 나왔었죠. 북한은 지난 9월 14일 국가우주개발국 국장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선군조선의 위성들이 우리 당 중앙이 결심한 시간과 장소에서 대지를 박차고 창공 높이 계속 날아오를 것”이라고 말해, 다음 달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장거리 로켓 발사를 계획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북한이 대대적으로 선전을 했을 때는 어떤 의도가 있었을 텐데요. 그런데 왜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을 취소한 것일까요?
기자): 사실상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취소한 것이라기 보다는, 발사를 연기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우선, 북한이 당 창건 기념일에 맞추어 미사일 완공을 추진하여 왔으나 기술적으로 아직 개발을 끝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 밖에도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한국, 미국, 중국이 강력하게 저지하면서 경고했었죠. 이에 따라 북한 지도부가 미사일을 발사하는 경우 이러한 관계 국가들과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큰 가운데, 이러한 상황이 이른바 10월 10일 축제를 그르칠 것을 우려해 미사일 발사를 연기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16일 일본의 도쿄신문은 "지난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원고에는 핵과 미사일과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었지만 중국공산당 간부의 방북직전에 빠졌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도교 신문은 원안에는 미사일 개발관련 내용이 포함됐으며 군사 행진에서 '핵 강국' 등의 구호를 등장시키는 것까지 검토됐지만, 북중 관계를 의식해 핵 관련 내용을 삭제하도록 원고가 변경됐다고 풀이 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미국 워싱턴에서 전해드리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연말특집방송 2015 RFA 10 대뉴스를 듣고 계십니다 .
앵커) 이번 당 창건 기념식과 관련해 가장 주목을 받았던 바는 북중 관계 였죠? 중국이 권력서열 5위인류윈산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파견한 만큼, 이번 행사를 계기로 북-중 관계가 얼마나 개선될 것인가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요?
기자): 중국이 5년 만에 최고지도부 일원인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북한에 보내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냉각된 북중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의 설명을 한번 들어보시죠.
고영환: 저는 북한이 시진핑 주석의 취임 이후 연이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하였고 중국의 거듭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하겠다고 하면서 중국을 무시하고 있는 현재 상황들을 볼 때 시진핑 주석이 평양에 직접 가거나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하지 않는 이상 현재의 냉랭한 북중 관계가 풀리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앵커) 북중 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이번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에 대한 다른 국가들의 반응이 어땠는지도 궁금한데요. 국제사회의 반응, 어땠습니까?
기자) 네. 북한은 쿠바와 동남아 등 전통적 우호국가 20여 개 국에 초청장을 보냈지만, 이번 행사에 초청된 해외 인사 상당수가 방북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인도네시아의 메가와티 전직 대통령과 베트남의 공산당 서열 12위인 응오 반 주 당중앙 검열위원장도 방북 일정을 백지화했습니다.
'형제국'인 쿠바의 혁명무력부 장관도 아직 확답을 주지 않아 북한의 속을 끓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이미 방북 경험이 있는 안토니오 라치 이탈리아 상원의원은 북한의 체제 선전에 이용당할 것을 우려해 방북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네. 마치 북한이 점점 고립되어 가는 상황을 보여 주듯, 해외 국가들의 반응이 차가웠네요.
한편, 내부적으로는 북한 주민들 입장에서 볼 때, 이 행사는 어떤 의미를 가졌을 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네. 원래는 북한주민들에게 있어서 당 창건 기념일, 4월 15일 같은 큰 명절들과 행사들은 교복이나 쌀, 고기, 과자, 기름 같은 식료품들을 선물로 받는 것을 즐기곤 했다는데요. 하지만 북한의 경제가 점점 열악해 져가면서 이러한 기쁨 또한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특히, 북한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지방의 북한 주민에게 매우 열악한 ‘특별공급’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함경북도에 거주하는 북한 주민은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특별공급으로 기름 한 병과 과자 조금 받은 것 외에 특별한 것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이시마루 지로: 과거에는 축하 차원에서 잘해 준 것이 있었습니다. 특별 공급이 있었는데, 이 같은 혜택을 지방주민에까지 줄 만큼 경제적 여유가 없다는 거죠. 이번에도 ‘10월 10일을 맞으면서 어떤 특별공급이 있느냐?’라고 물어보고 있습니다. 이 남성이 사는 지역은 기름 한 병에 과자 조금. 그 외에는 별로 없어요.
오히려, 이렇게 북한은 워낙 올해 10월에 있었던 당 창건 7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대대적인 선전을 하면서, 많은 돈을 썼구요. 이러한 겉치레로 북한 주민들이 먹고 사는 걸 더 힘들게 하지는 않았는지 우려가 됐습니다.
앵커) 네, 정아름 기자 잘 들었습니다.
(Closing) 자유아시아방송의 2015년 10대 뉴스4편 ‘ ‘노동당 창당 70주년 행사’편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제 5편 ‘인민대중 제일주의’의 허와 실’ 편을 보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