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광복절의 의미를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일왕 히로히또의 항복선언)
8월 15일. 오늘은 한반도가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서 벗어난 날을 기념하는 광복절입니다. 하지만, 남북한은 분단 이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날을 기념해 왔습니다.
(한국 광복절 경축식 행사)
한국에서는 대통령이 참석하는 경축식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기념행사를 거행합니다. 아울러 전국의 모든 가정에서는 태극기를 게양합니다.
광복절 경축식에서는 나라의 독립과 국가 건설을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의 넋을 기립니다.
그리고 대통령은 성공적으로 발전해 온 한국의 역사와 함께 미래를 향한 새로운 전망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그 때마다 남북관계는 빠짐없이 언급됩니다.이번 광복절에는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포괄적인 방안이 제시될 전망입니다.
반면 북한은 광복절을 '조국 해방의 날'이라고 부릅니다.북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텔레비전 조국해방의 날 기념방송)
이날 북한의 주요 군 간부들은 조국해방승전기념관을 찾아 참배를 하며, 당 간부들도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습니다.
평양 시민들은 김일성광장 등에 모여 신나는 율동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반 주민들은 특별히 행사에 참가하지 하지 않고 집에서 쉬거나 가까운 사람들끼리 유원지 등에 들놀이를 갑니다.
탈북지식인연대 박건하 부장입니다.
박건하: 압록강에 나가서 수영하고 고기잡이를 했던 생각이 납니다. 8.15날은 보통 더우니까 모여서 고기 잡아서 어죽 먹고 그랬습니다.
북한에서 광복절 행사는 모두 김일성 주석의 업적과 찬양 일색입니다. 김일성에 의한 항일무장 투쟁으로 일제를 물리쳤다고 주민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서입니다.
박건하 부장입니다.
박건하: 우리가 어려서부터 수령님이 조국을 찾아줬다고 배웠지, 소련과 미국 등 외세에 의해 해방됐다고 배우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1946년 8.15 1주년 기념보고대회를 보면 김일성 주석은 조국해방의 날을 "인민의 꾸준한 투쟁과 고통의 대가", 그리고 "위대한 소련 인민과 소련 군대의 희생의 대가와 거국적인 원조"로 해방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다가 김일성의 개인우상화가 강화되고 '주체'가 강조되면서 소련군의 역할은 북한의 모든 문헌에서 사라지기 시작했고, 그 자리에는 김일성의 항일투쟁만이 남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