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공격 배후 북한 여부 논란

지난 주말부터 미국과 남한의 주요 기관의 인터넷 사이트가 사이버 공격을 받아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남한의 정보 당국은 이번 공격의 배후에 북한이 있으리라고 추정하고 있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0:00 / 0:00

이런 가운데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공격의 진원지라고 최종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한의 국가정보원은 이번 사이버 공격과 관련해 북한이나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이 그 배후에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남한 국회에 보고했습니다.

미국의 폭스 뉴스를 비롯한 외신들도 미국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사이버 공격을 한 인터넷 주소가 북한으로 추적됐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의 전문가들 역시 이번 사이버 공격의 진원지가 북한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이번 사이버 공격의 배후가 북한이나 중국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고 미국 국방분석연구소(IDA)의 오공단 박사도 북한이 공격의 진원지로 우선 꼽히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오공단: 사이버 공격도 이른바 DNA 유전인자를 확인할 수 있는데 그것이 나올 경우에 그 진원지가 중국인가, 북한인가 아니면 중국에 기반을 둔 북한인가라는 물음에 대답이 나올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미국과 한국을 공격하는 나라는 북한이 유력한 후보가 아닌가하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이버 공격의 배후가 북한이라고 섣불리 단정 짓긴 아직 이르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인터넷 보안 회사인 시큐어웍스(SecureWorks)의 조 스튜어트(Joe Stewart) 악성 소프트웨어 연구국장은 자신이 이번 공격에 사용된 소프트웨어를 살펴 본 결과 그 진원지를 알려주는 증거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Stewart: 이번 사이버 공격의 진원지는 어떤 곳이나 될 수 있습니다. 이번 공격에 사용된 악성코드에는 그 진원지를 ‘코리아’로 추정할 수 있는 흔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마치 ‘코리아’의 인터넷 사이트가 사이버 공격에 사용된 것처럼 누구나 꾸밀 수 있기 때문에 이 흔적도 어느 특정 국가가 이번 공격의 배후에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순 없습니다.

미국의 인터넷 보안 업체인 테크아메리카(TechAmerica)의 리즐 프란즈(Liesyl Franz) 부사장도 이번 사이버 공격의 배후를 추정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강조했습니다.

Franz: 이번 사이버 공격의 진원지를 추측(speculate)할 수 없습니다. 이번 공격뿐 아니라 어떤 사이버 공격이라도 그 배후를 알아내기가 매우 힘듭니다. 따라서 사이버 공격에 대한 예방이 무척 중요합니다.

미국의 안보전문 연구기관인 글로벌시큐리티(GlobalSecurity)의 조지 스미스(George Smith) 선임연구원도 이번 사이버 공격의 주범은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고 싶은 젊은 해커일 가능성도 있다면서 북한이 배후에 있다고 단정하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의 이언 켈리 대변인은 9일 이번 사이버 공격의 배후가 북한일 가능성과 관련해 “아무런 정보도 갖고 있지 않고 확인해 줄 수 있는 것도 없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