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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대북 의료 지원에 대해 유연한 자세를 취하면서, 한국의 민간단체 유진벨의 북한 내 결핵 환자 병동 건립 사업의 재개 여부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한국 정부는 8일 지난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중단됐던 세계보건기구(WHO)와 같은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 의료지원을 승인하는 유연성을 보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진벨(Eugene Bell)은 여러 결핵약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려운 다제내성 결핵 환자를 위한 이동식 병동 건립 사업을 재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유진벨의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지난해 북한의 잇단 도발로 5∙24 조치가 취해지면서 결핵약과 같은 인도적 지원은 허용됐지만 건축용 자재의 반출은 승인이 나지 않아 이동식 조립 병동 건립 사업이 중단됐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민간단체 유진벨과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봄 북한에서 가장 심각한 질병인 결핵, 그 중에서도 여러 결핵약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어려워진 다제내성 결핵 환자를 위해 조립식 병동 건립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천안함 폭침 등으로 남북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2009년 승인된 6동에 대한 자재에 대해서만 한국 정부의 반출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북한 내 다제내성 결핵의 심각성을 고려해 내성결핵 환자의 치료 센터라고 할 수 있는 조립식 병동 건립 사업을 재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다제내성 결핵 환자를 완치하는 데 일반 환자의 약 100배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꾸준히 환자를 관리하고 약을 처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일반결핵 환자는 완치되기까지의 치료 비용이 미화로 50달러 가량인데 다제내성의 경우 기간도 길고 치료약도 비싸 최대 3년간 5천 달러가 넘게 들어야 완치가 될 수 있습니다.
음향)
스티브 린튼 회장
: 다제내성을 치료하지 않으면 죽기 전에 10명에게 옮겨 갑니다.)
지난달 이 단체가 지원하는 평양의 룡성내성결핵센터 등 3곳 그리고 남포결핵센터와 평안남도와 평안북도에 각각 3곳의 내성결핵센터를 돌아보고 온 스티븐 린튼 회장은 이렇게 설명하며 내성결핵치료의 시급함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의 제라드 해먼드(Gerard Hammond) 대북사업 본부장은 앞서 자유아시아방송에 올해 10만 달러의 예산으로 평안남도 지역에 유진벨과 공동으로 내성결핵환자를 위한 병동을 지을 계획을 밝혔지만 남북관계가 냉각돼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이 발생한 지난해부터 한국의 민간단체를 통한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은 허용했지만 국제기구를 통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의 통일부가 1년 여 만에 집행을 보류했던 690여 만 달러의 대북 의료 지원을 8일 승인하면서 유진벨과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의 조립식 가옥 건립 사업의 재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