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북한의 군부 1인자가 교체됐습니다. 북측은 최룡해 총정치국장을 해임하고, 그 자리에 황병서를 앉혔습니다. 서울에서 이예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 조선중앙통신은 2일 5·1절 경축 노동자연회에서 연설한 황병서를 ‘인민군 총정치국장’으로 소개했습니다.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해임되고 황병서가 그 자리에 임명된 것 같다는 그간의 추정을 확인한 겁니다.
이 같은 결정은 지난달 26일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내려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황병서의 총정치국장 임명은 “그가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의 신임을 받으며 김정은의 측근으로 일해온 사람이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최룡해의 해임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최룡해가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그리고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직에서 물러났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관심사는 최룡해가 정치적 이유로 숙청된 것 아니냐는 점입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한국 정부 관계자는 지난 달 26일 열린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 사진을 보면 맨 앞줄에 최룡해가 앉아 있다는 점에서 “최룡해가 숙청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통일부도 마찬가지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북측이 고위직을 해임하거나 숙청할 땐 이와 관련한 보도를 내놓는 게 관례였기 때문에 최룡해가 숙청됐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겁니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 장성택 같은 경우는 분명히 총정치국 확대회의를 통해서 숙청이 결정됐고, 또 리용호 같은 경우에도 확대회의를 통해서 해임됐다는 발표가 있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해임됐을 뿐만 아니라 숙청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봤지만, 지금 최룡해 같은 경우는 그런 보도가 지금 일체 없기 때문에 숙청됐을 가능성이 좀 낮다고 보고 있고…
따라서 정부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최룡해의 해임이 건강상의 이유로 이뤄진 게 아니냐는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최룡해는 당뇨 등의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치료를 목적으로 ‘잠시 물러나 있으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설명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7일 김정은의 포사격 훈련 참관에 동행한 간부들을 소개하며 황병서를 리영길 총참모장과 장정남 인민무력부장보다 먼저 호명해 총정치국장 인사가 있었음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황병서는 지난 3월 중순 당 부부장에서 제1부부장으로 승진했으며, 지난달 15일에는 상장에서 대장으로 진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황병서는 올해 들어 최룡해를 제치고 김정은 제1비서의 공개활동을 가장 많이 수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