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평양과학기술대학 미국인 강사진 40여 명이 미국 국무부의 미국인 북한 여행 금지 조치에 따른 특별 방북 허가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3일 미국인 북한 여행 금지 조치 이후 평양과학기술대학 이른바 평양과기대에서 가르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하려던 미국인들이 특별 방북 허가(special validation)를 받지 못해 대기 중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미국인들이 북한에서 신체의 안전이나 공중보건에 관한 즉각적인 위험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미국인의 북한 여행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지난 9월 1일 발효했습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한의 법 집행 체제 하에서 체포와 장기 구금의 심각한 위험성 때문에 미국인의 북한 방문을 제한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국무부는 취재, 국제적십자사 관련 혹은 꼭 필요한 인도적 지원, 국익에 관련된 방북 등의 극히 제한적인 예외 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북한은 평양과기대에서 일했던 김상덕 씨와 김학송 씨를 포함한 한국계 미국인 세 명을 억류 중입니다. 또한 북한 관광에 나섰다 억류된 지 17개월 만에 혼수상태로 지난 6월 풀려난 오토 웜비어 씨는 귀국 후 1주일도 채 못 돼 사망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평양과기대 미국인 강사진에 대한 특별 방북 허가가 얼마나 걸릴 지 등에 관한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규정 상 개별 신청자에 대해 답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계속 신청을 접수해 허가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평양과기대는 자체 웹사이트에 미국의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일부 수업 등을 조정해 지난 9월 4일 가을학기를 예정대로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학기에 따라 60명에서 80명에 달하는 이 대학 외국인 강사진의 절반 가량이 미국 시민권자라고 웹사이트는 설명했습니다.
평양과기대는 미국인 강사들에 대한 특별 방북 허가가 발급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 3월부터 6월까지 이어지는 2018년 봄 학기 교직원 채용 공고에 미국인이 아닌 지원자를 우선적으로 뽑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평양과기대는 한국과 미국의 기독교인의 지원으로 2010년 10월 문을 연 북한 유일의 사립대학입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미국인 북한 여행 금지 조치 이후 북한에서 간염과 결핵 환자 지원 사업을 하는 미국의 민간단체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CFK)’ 등에 대해 특별 방북 허가를 발급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