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도 ‘주문형 TV시청’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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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주민들도 텔레비전 방송을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는 등 이른바 '비디오온디맨드(VoD)' 즉 '주문형동영상' 시청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에서 북한정보통신 전문 웹사이트 ‘노스코리아테크’를 운영하는 마틴 윌리엄스 씨는 23일 북한 주민들도 텔레비전 프로그램 등 원하는 영상물을 편한 시간에 볼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윌리엄스 씨 : 북한에서는 다른 나라와 달리 청취자의 편의보다는 당국의 선전선동을 더 많은 사람에게 보이기 위해서일 수 있습니다. 인트라넷 속도는 일반 동영상 시청에 충분한 4.6메가비트 정도인 것으로 보입니다.

윌리엄스 씨는 ‘만방’ 즉 ‘만방정보기술보급소’에서 개발한 ‘망TV다매체열람기’ 이른바 ‘셋톱박스’를 이용해 북한 주민들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내용의 영상물을 시청할 수 있다는 최근 조선중앙텔레비전 방송 내용을 인용해 이 같이 설명했습니다.

조선중앙텔레비전 방송에 따르면 북한의 내부 인터넷망인 ‘인트라넷’과 텔레비전을 연결하는 ‘만방열람기’를 이용하면 원하는 동영상과 텔레비전 프로그램, 영화, 노동신문 등의 문서자료에도 접속할 수 있습니다. 조선중앙텔레비전은 73살 노인이 젊을 때 보던 영화를 다시 볼 수 있고, 애육원에서 어린이들이 보여 달라는 프로그램을 몇 번이고 다시 보여줄 수 있어 지능교육에도 좋다는 등 신의주와 사리원 주민들의 반응을 소개하며 전국적으로 주민의 삶의 질이 개선되었다고 홍보했습니다. 북한의 정규방송시간대인 오후 3시부터 11시까지에 한정되지 않고 언제든지 원하는 시간에 1주일 전 방송 내용 등도 찾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 탈북자는 2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 인트라넷에 접속한 후 원하는 프로그램을 주문해 시청할 수 있는 일반 주민이 얼마나 될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더구나 대부분의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선전선동 일색인 북한에서 주민들이 다시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얼마나 될 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에서도 이 같은 기술이 개발되었다는 것을 외부세계에 홍보하려는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AFP 통신 등 외신은 이날 북한에 2000년에 설치된 내부 인터넷망은 당국에서 승인한 극히 제한된 수의 웹사이트에만 접속이 가능하고 정부 기관이나 대학, 산업이나 무역 기관들 간의 연락이나 소통에만 이용된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