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열차지연으로 사망사고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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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선 열차시험 운행이 열린 2007년 5월 17일 북측 청년역을 출발한 열차가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동해선 열차시험 운행이 열린 2007년 5월 17일 북측 청년역을 출발한 열차가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YNA)

앵커 : 북한의 열차운행 사정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연 운행이 거듭되면서 열차 내에서 승객이 사망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열차 운행이 최악의 상태에 머물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열차로 반나절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를 보통 열흘 이상 지연 운행하면서 승객들이 먹거리(먹을 것)나 로비(여비)가 떨어져 사망에까지 이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27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요즘도 열차운행이 정말 한심한 지경에 있다”며 “열차미정(지연)으로 군복무 7년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오던 여성 제대군인이 열차 안에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열차에서 숨진 여성제대군인은 만기로 군복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며 "하지만 열차가 도중에 열흘 넘게 지연되면서 군부대에서 준비해준 먹거리도 떨어지고 굶주림과 추위를 견디다가 끝내 숨졌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여성은 숨을 거둘 당시에도 부대에서 제대기념으로 마련해 준 쌀 배낭(20kg)을 그대로 안고 있었다"고 밝힌 소식통은 "7년 만에 만나는 부모에게 식량을 전해주기 위해 쌀을 팔지도 않고 자신의 주린 배를 채울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참고 견딘 것으로 보여 가족과 주민들을 더욱 애통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군복무지인 평안남도 순천에서 청진행 열차를 탄 여성군인은 열차지연으로 도중에 먹거리가 다 떨어지자 식사를 같이 하자는 주변 사람들의 권유를 마다하고 끼니때마다 열차에서 내려 자리를 피하곤 했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열차에 함께 있던 승객들은 이 여성군인이 역내에서 파는 음식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전한 소식통은 “숨지기 며칠 전부터 자주 엎드려 있어 자는 줄로만 알았는데 열흘이 넘어 청진역에 도착해서도 일어나지 않아 흔들어 깨워보니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30일 “제대군인의 사망소식에 청진시 전체 주민들이 애통해 하는 분위기”라며 “부대에서 마련해 준 쌀을 부모에게 전해주려고 배고픔을 견디다 숨진 여성군인의 사망으로 열차지연에 대한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지 소식통들은 “열차운행을 정상화 하겠다는 당국의 약속은 간데없고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와 나선피해복구 등지의 물자공급에 열차를 돌리느라 열차지연이 더욱 악화 되었다" 며 “전기사정마저 점점 더 나빠져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온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