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유망 북 신인배우 한국식 결혼 탓 탄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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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서 전도유망한 영화배우로 촉망받던 한 신인배우가 자신의 결혼식 비디오 때문에 탄광으로 좌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배우의 탄광행은 한국식 드레스를 입은 신부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때 북한에서 방영됐던 텔레비전 연속극 '수업은 계속된다'의 한 장면입니다.

북한TV 녹취: 다음은 초급단체 부비서 겸 학급장으로 강범동무를 선출하는데 찬성하는 동무들은 손을 들어 주십시오.

김봉오 감독이 연출하고, 강범역을 맡은 배우 김원일이 주요배역을 맡은 '수업은 계속된다'는 농촌에 집단진출나간 선생님과 학생들을 다룬 드라마입니다.

이 드라마에 출연한 김원일은 신인배우였지만, 연기를 잘해 관객들로부터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김원일은 자신의 결혼식을 찍은 비디오를 일본에 유출했다가 문제가 되어 최근 '혁명화'를 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동북지방에 출장나온 한 북한 주민은 "김원일이 자기 결혼식을 촬영한 비디오를 DVD로 만들어 일본에 보냈는데, 그게 다시 평양으로 되돌아왔다"면서 "소위 '자본주의 결혼식'이라는 비판을 받고 탄광으로 좌천됐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김원일의 가족은 일본에서 귀국한 '재포', 즉 재일교포로 알려졌으며 그의 가족은 일본에 있는 친척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김원일도 일본 친척들에게 기념으로 결혼식 DVD를 보냈는데, 그게 어떻게 유출됐는지 화를 불렀다"면서도, 이 배우가 어느 탄광으로 혁명화 갔는지는 구체적으로 아는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요즘 귀국자들은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결혼식에서처럼 웨딩드레스를 입고, 큰 결혼식 전문식당에서 식을 올린다"면서 "비디오 사진가들을 초청해 결혼식 전 과정을 찍게 하고 그것을 기념으로 보관한다"고 말했습니다.

몇 년 전 북한을 떠나 미국에 정착한 한 탈북자는 "특히 귀국자들은 결혼식 때 보통 세 번 드레스를 갈아입는다"면서 "한번은 한국식 웨딩드레스를 입고, 다음에는 북한식 조선치마저고리를 입고, 나중에는 한국식 전통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다"고 증언했습니다.

평양에서 살았던 그는 "하지만, 신부들이 하얀 한국 웨딩드레스를 입고 사진을 찍을 때 신부의 상체가 상당히 드러난다는 점에서 경계대상이 되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원일이 탄광으로 내려갔다는 소문이 퍼지자, 평양에서 한때 유행이 되었던 귀국자들의 한국 결혼식 풍조도 한껏 움츠러든 것으로 알려집니다.

최근 김정은 체제 들어 개방적인 제스처를 보이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여전히 젊은 여성들이 생머리를 하거나 갈색 물감을 들이는 행위를 통제하는 등 외부문물 차단에 안간힘을 쏟는 것으로 알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