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여배우와 제작자가 이례적으로 국제 영화제에 참가했습니다. 꽃이 곱게 수 놓인 분홍색 한복을 입은 한정심 씨는 이탈리아어와 북한 말로 세계 영화관계자들과 팬들에게 인사했습니다. 정아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과 영국, 벨기에 최초의 합작영화인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의 북한 출신 주연 여배우 한정심 씨가 지난 19일부터 27일까지 열린 우디네 극동아시아 영화제(Udine Far East Film Festival)에 참가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규모의 영화제에는 이 영화의 감독인 닉 보너 씨, 주연 여배우 한정심 씨, 그리고 북한 측 공동 제작자인 연미화 씨가 함께 참가했습니다.
닉 보너 감독 : 탄광노동자의 꿈을 그린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공동 제작자인 연미화 씨와 주연 여배우인 한정심씨를 소개합니다.
감독 보너 씨로부터 소개를 받은 주연 여배우 한정심 씨는 분홍색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이탈리아어로 인사를 하자, 관객들은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한정심 : Amore Udine (이탈리아어: 우디네 영화제를 사랑합니다.)
그녀는 또 국제 무대에서 세계 영화관계자들과 관객들을 가까이에서 만나는 기쁨을 전했습니다.
한정심 : 나는 곡예 배우라서 늘 하늘에 올라가서 관객에게 인사를 해왔는데 오늘 처음으로 무대 가까이에 와서 관객들을 보니 정말 흥분됩니다.
이번 영화제에 북한 여배우가 참석은 최근 한창 북한을 둘러싼 긴장 국면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 주목됩니다.
닉 보너 씨는 우디네 영화제에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가 북한의 평범한 탄광 노동자의 꿈을 그리는 데 노력했다며, 20년간 베이징과 북한을 왕래하며 생활하는 것을 허락해 준 어머니께 감사하다고 밝혔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 여배우 한 씨는 이 영화제가 열리는 이탈리아 방문 길에 중국 베이징에 들러 22일 팬들과의 만나는 자리인 사인회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씨는 베이징에서 자신을 반기는 중국인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사진도 함께 찍는 등 서양 배우와 다름 없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영화는 벨기에 출신 제작자 앤저 대일만스 씨와 고려 여행사의 영국 출신 닉 보너 씨, 그리고 북한 영화관계자들이 만든 첫 서양-북한 간 합작품으로 지난해 이미 한국 부산 국제영화제, 캐나다 토론토 국제영화제, 네덜란드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등에서 상영돼 주목된 바 있습니다.
우디네 영화제에 참석하는 한정심 씨는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에서 탄광노동자 김영미로 분해 평양교예단의 공중곡예사가 되는 꿈을 이루기 위한 도전과 성취를 연기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