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운 후계자 만들기 ‘동분서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운이 차기 후계자로 내정됐다는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 북한에서는 그의 영도 업적을 만들기 위한 여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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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차기 후계자로 김정일 위원장의 삼남 김정운이 거론되는 가운데, 최근 북한에서 여러 가지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초 북한에서는 '광명성 2호'라는 장거리 로켓이 발사됐고 최근에는 경제도약을 위한 '150일 전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건강 이상설이 나온 이후 김 위원장의 대외활동도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두 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북한에서 진행되는 이러한 행사에는 김 위원장이 전면에 서 있고, 그를 동행해 후계자로 추정되는 아들이 함께 다닌다는 첩보가 입수되면서 한국 언론은 이를 후계자의 업적을 만들기 위한 일환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장거리 로켓발사가 김정일과 김정일 후계자의 공동통치 시대 개막을 알리는 축포로 이용되었다고 책(논문)에서도 적은 바 있는데 그렇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br/>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강계 닭 공장과 돼지 공장을 방문할 때도 아들과 동행했고, 장거리 로켓발사를 지켜본 ‘위성관제종합지휘소’에도 아들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익명을 전제로 한 북한 소식통들도 김 위원장이 현지 지도를 다닐 때는 아들이 항상 지근거리에서 아버지의 경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현지 지도 때마다 아들과 동행하는 목적은 자신의 뒤를 이을 후계자에게 영도술도 전수해 주고 아울러 ‘수령을 보좌한 그의 업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 이후 북한에서 후계자 내정과 그의 업적 쌓기가 시급한 사안으로 대두된 점도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과거 김일성 주석도 김정일 위원장의 50회 생일을 맞아 송시 ‘광명성 찬가’를 지어 북한 주민들에게 외우게 한 것처럼 김 위원장도 향후 아들을 칭송할 수 있는 업적들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북한의 후계 체제에 대해 연구하는 한국의 전문가들도 최근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행사들을 후계자와 연관시켜 해석하고 있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원입니다.

“북한에서 장거리 로켓발사가 김정일과 김정일 후계자의 공동통치 시대 개막을 알리는 축포로 이용되었다고 책(논문)에서도 적은 바 있는데 그렇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로켓 발사로 북한이 군사대국임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리고 김정일 위원장의 그 업적을 훗날 후계자가 그대로 물려받도록 하는 측면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북한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150일 전투’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후계자의 ‘경제 관련지도’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원입니다.

“김정일의 경우 ‘70일 전투(70년대 70일 동안 진행된 경제활동)’도 그랬고, ‘150일 전투’의 경우도 나중에 후계자의 업적으로 선전할 하나의 수단을 만든다고 볼까 하여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이 ‘70일 전투’ 성과를 김 위원장의 업적으로 만들었듯이 이번 ‘150일 전투’도 후계자의 성과로 만들어 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