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교수 “김정일 사후 북 무정부 상태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그의 후계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해병대지휘참모대학의 브루스 벡톨 교수는 김 위원장 사후 북한이 무정부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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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문제에 정통한 브루스 벡톨 교수는 29일 미국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그의 3남인 김정운을 후계자로 내세우려 애쓰고 있지만 북한에 아직 노동당이나 군부, 또 김정일 일가를 즉각 지휘할 수 있는 지도자가 없다는 사실은 명백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후계자 지목 과정이 아직 공개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김 위원장이 사망한 후 북한이 무정부 상태(anarchy)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증거라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벡톨 교수는 만일 김 위원장이 김정운에게 충분한 권력 기반을 넘겨주지 않고 사망한다면 국정 경험이 없고 26세에 불과한 김정운은 노련한 당과 군부 인사들의 공격에 매우 취약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벡톨 교수는 또 김정일 사후 북한에 어떠한 집단지도체제가 들어선다 해도 그 권력이 매우 약하고 북한을 장기간 이끌어 갈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Bechtol: Any collective leadership that would emerge following Kim Jong-il's rule would likely be weak and unable to hold the country together for an extended period of time.

고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위원장 한 사람에게만 모든 권력이 집중됐던 획일적인 북한의 권력 체계에 갑작스러운 변화가 오면 혼란과 권력 투쟁, 그리고 군부와 노동당 내 각 파벌 간 무력 충돌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벡톨 교수의 설명입니다.

벡톨 교수는 김정일 위원장 사후 그의 후계자가 충분한 권력 기반이 없을 경우 몇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 대부분 북한의 혼란 상황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우선 김 위원장의 후계자 주변에서 권력을 가진 인물들이 폭력을 수반한 권력 투쟁을 벌이는 시나리오입니다. 벡톨 교수는 이 때 권력을 차지하려는 인물은 우선 군부의 지지를 확보하려고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벡톨 교수는 또 김 위원장이 지명한 후계자가 권력 기반을 장악하지 못하고 노동당이나 군부가 분열될 경우 북한이 폭력적인 내전 상황에 빠지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Becthol: If the named successor is unable to hold his power base together, if the party cannot unite, and if the army becomes factionalized, the country could fall into violent civil war.

한편, 벡톨 교수는 북한의 군부가 김 위원장이 지명한 후계자를 몰아내고 직접 권력을 잡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면서 북한 군부가 남한과 평화 통일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색다른 주장도 내놓았습니다.

벡톨 교수는 북한 관련 비정부단체와 전문가 사이에는 북한군 장성 일부가 남한의 국가정보원에서 급여를 받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면서 이는 북한의 만연한 부패상으로 미뤄볼 때 그리 놀랄 일이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