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자회서 김정은 후계 공식화 힘들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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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 만에 열릴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의 권력승계가 구체화 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가 제기됐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8일 워싱턴의 민간연구단체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정보와 북한의 의도’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북한 전문가인 서대숙 하와이대학 명예 교수는 다가올 당 대표자회는 김정은의 후계구도가 공식화될 시점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서 명예교수:

김 위원장이 후계자를 공식화하기 위해 당 대표자회를 열지 않을겁니다. 경제문제와 같이 북한이 당면한 문제가 훨씬 많습니다.

서 명예교수는 김 위원장이 1974년 당중앙이 되면서 승계를 준비해 김 주석이 사망한 1994년까지 20년이 걸렸고 3년상을 치룬 후 1년 간 준비를 거쳐 1998년에야 정권이 공식출범했다고 볼 때, 김 위원장이 3남을 지목해서 쉽게 권력을 이양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드로윌슨 센터에서 북한 국제문서화 작업을 하고 있는 역사학자 제임스 퍼슨 씨는 북한의 엘리트 즉 지도층이 김 위원장으로의 권력 승계를 받아들인 이유는 혈통 때문이 아니라 카리스마 즉 절대적 권위를 가졌던 고 김일성 주석이 주체사상을 이어갈 적임자로 아들 김 위원장을 지목했기 때문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엘리트계층은 김 주석을 일본제국주의에서 나라를 구하고 한국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공적이 있는 정당한 위대한 지도자로 받아들였고, 김 주석은 이들에게 아들 김정일이 자신의 위업을 완벽하게 이어갈 유일한 후계자로 지목했다는 것입니다. 김 위원장이 김 주석만큼의 업적이 없는 상태에서 김 위원장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후계자가 되기는 어렵다고 퍼슨 씨는 말했습니다.

더구나 김정은은 재일교포 출신의 성분이 나쁜 어머니에게서 태어나 주체사상을 이어갈 후계자로 내세울 수 없을 것이라고 퍼슨 씨는 분석했습니다.

퍼슨 씨:

김정은이 후계자가 되기에는 걸림돌이 많은데요. 그중에 그가 재일교포 출신 어머니에게서 출생했다는 성분상의 문제가 있습니다. 최근 고위급 탈북자가 제게 말했는데요. 북한의 공식기록에는 김 위원장에게 아들은 없고 첫 부인에게서 나은 딸만 있다고요.

따라서, 김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해 김정은 후계에 대한 인정(blessings of China)을 받으려 했다는 견해에 대해 주체사상이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북한으로서는 생각하기 어렵다고 퍼슨 씨는 지적했습니다. 중국이 1980년 김정일의 승계에 반대를 표했고 과거 조공제도를 통해 한반도의 주권을 침해한 역사적 배경에 대해 북한이 경계하고 있다는 퍼슨 씨의 설명입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참석자도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이유는 김정은 후계구도보다는 경제 발전을 위해 중국의 원조를 요청하기 위해서라는데 더 무게를 둔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그는 당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화 될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승계문제보다 경제 등 다른 당면한 문제를 주요 의제로 삼을 확률이 더 높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