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한 후 북한의 권력 재편과 관련해 오스트리아 비엔나 대학의 뤼디거 프랑크(Rudiger Frank) 교수는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위원장 같이 한 사람이 모든 권한을 행사하는 일인 지도체제가 등장하긴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지난 90년대 초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수학하기도 했던 프랑크 교수는 김정일 사후 그의 아들을 비롯한 친족 중 한 사람이 명목상 권력 전면에 나설 수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요체는 군부보다는 노동당을 중심으로 하는 집단지도체제(collective leadership)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프랑크
: 북한 권력의 전면에 어떤 인물이 등장할 것이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김정일 사후 북한에 집단지도체제가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데 이 때 북한에서 실질적인 권력을 행사하는 이 집단이 과연 어떤 인물들로 구성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과거 10년 북한의 선군정치를 관찰한 이들은 김정일 사후 군부가 권력의 중심축을 이룰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겠지만 저는 북한 역사 60년을 통틀어 봤을 때 역시 노동당이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북한의 노동신문을 매일 유심히 읽고 있다는 프랑크 교수는 올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노동신문에 실린 예년과 다른 노동당 창건 기념탑에 관한 기사도 김정일 이후의 북한의 권력구조가 노동당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을 암시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10월 8일자 노동신문에는 지금까지 4천2백만 북한주민들이 노동당 창건 기념탑을 찾았고 매일 평균 2천명의 군인들이 이 기념탑을 찾아 노동당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고 있다는 기사가 실렸다고 프랑크 교수는 소개했습니다.
한편,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프랑크 교수는 북한 내부에 특별한 동향이 외부에서 감지되지 않고 있고 특히 가장 먼저 북한의 내부 사정을 파악할 수 있는 중국 측에서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봐서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심각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