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귀향 대학생에 비행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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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전기 사정이 너무 열악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방학 가는 대학생들을 위해 특별 교통편을 제공하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새 세대 대학생들의 민심을 잡으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북한 전력사정이 너무 어려워 열차 운행이 완전 마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함경북도 국경지방에서 연락이 닿은 도급 간부 소식통은 "최근 전기사정이 너무 어려워 청진에서 평양까지 가는 열차는 보름에서 한 달 이상 걸린다"고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열차가 운행도중에 정전이 되면 한 역에서 보통 하루 이틀 정차하는 데 근래 들어 최악이라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12월 25일부터 일제히 방학에 들어간 대학생들은 집으로 가지 못하고 대학교에 발이 묶인 상태였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보고를 받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각 시 군당 책임비서들이 책임지고 대학생들의 방학 귀가를 도와주라"는 특별 지시를 내렸고, 심지어 평양시 대학에 다니는 함북도와 양강도 지방 대학생들을 위해서는 "비행기까지 동원하라"는 특명을 내렸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국의 시 군당 책임비서들은 버스를 조직해 자기 지방 대학생들을 실어 나르기 시작했고, 멀리 북방의 집으로 가야 하는 대학생들을 위해서는 평양공항에서 비행기 편도 제공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평안북도 국경지방의 또 다른 소식통도 "신의주 의학대학, 농업대학, 사범대학에 다니는 대학생들은 서로 같은 지방 사람들끼리 한 곳에 모였다가 고향에서 올려 보낸 특별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고 있다"고 최근 밝힌 바 있습니다.

현재 북한에서 휘발유 1kg은 인민폐 9.5위안(미화 1.5달러)으로, 각 지방에서 감당해야 하는 버스 왕복 기름 값만 해도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미국에 사는 한 고위층 탈북자는 "김정은이 방학 가는 학생들을 위해 버스와 비행기까지 제공하는 것을 보면 대학생 영심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며 "지금 대학생들은 자기와 함께 일해야 할 세대인 만큼 특별히 챙기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 전력사정이 이처럼 어렵게 된 것은 올해 봄부터 휩쓴 왕가뭄이 큰 원인으로 꼽힙니다.

대부분 수력에 의존하고 있는 북한에서 물 부족은 곧 전력난으로 이어지고,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1990년 대 중반 북한에는 전력부족으로 열차가 제대로 운행되지 않자, 이를 대체하기 위해 '벌이버스'가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벌이버스 승차요금은 평양에서 청진까지 보통 50달러 정도 되기 때문에 방학을 앞둔 대학생들의 주머니 사정도 여의치 않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대학생들이 방학을 마치고 다시 대학으로 귀교할 때 어떤 교통편을 이용해야 하는 지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