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해 온 영국의 데이빗 앨튼 상원의원은 9일 북한이 적대적 수사와 장황한 욕설을 중단하고 주민의 인권 향상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최근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대를 방문한 영국의 데이빗 앨튼 상원의원은 “매일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하는 탈북자가 사살당하거나 강제로 송환되는 북중 국경지대야말로 한반도에서 가장 위협적이고 위험한 곳”이라면서 북한 주민의 인권 유린의 심각성을 강조했습니다.
앨튼 의원은 냉전시대가 끝난 것은 핵위협이 아니라 체계적인 인권 유린을 견디지 못한 주민들의 반란 때문이었다고 9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지적했습니다.
앨튼 의원 : 새 지도자 김정은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지만 1970년대 중국에서 일어난 변화와 비슷한 긍정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주민의 고통을 덜어주겠다는 김정은의 최근 연설내용이나 농업개혁 등 이런 긍정적 변화가 박길연 외무성 부상의 연설에 반영되었어야 합니다. 식량난과 인권 탄압 때문에 국민이 목숨을 걸고 탈출하는 나라에서 국민총생산의 30퍼센트 이상을 군사비로 지출해서는 안됩니다.
북한의 박길연 외무성 부상은 지난 1일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평화적인 변화를 보여줄 기회를 잃었다고 앨튼 의원은 말했습니다. 박 부상이 새 지도자 김정은 등장 이후 처음으로 한 유엔 연설에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으로 한반도가 대결과 긴장이 반복되는 가장 위험한 지역이 됐다”는 장황한 욕설과 진부한 비난을 되풀이 했다는 지적입니다.
앨튼 의원 : 유엔 총회에서 북한이 평화와 번영을 위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에 대해 언급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반도의 열핵전쟁' 가능성을 언급한 종말론적인 연설(doomsday speech)을 하면서 북한은 각종 위협과 협박(threats, blackmail and bluster)을 중단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줄 기회를 놓친 것입니다.
앨튼 의원은 한국과 미국이 대통령 선거 등으로 대북 접근법에 변화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주민을 위한 긍정적인 정책변화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주민의 삶을 개선하는 농업, 교육 분야에서 일어나는 긍정적 변화를 환영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유를 찾아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갔다가 강제 송환된 탈북자 20만 명이상을 가둔 정치범 수용소를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영국 의회의 ‘북한에 관한 상하원 공동위원회’ 의장인 앨튼 의원은 지난달 한국에서 열린 북한인권 관련 초청강연에서 한국판 ‘헬싱키 접근법’을 도입해 북한 인권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헬싱키 접근법’이란 1975년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서 열린 유럽안보회의가 채택한 인권선언을 바탕으로 사람과 사상의 자유로운 교류 등 인권과 자유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헬싱키 선언은 구 소련의 정치범 수용소 폐쇄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