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은 수령 영도 못받아 실패한 애국자”

안중근 의사 순국 99주년을 맞아 한국에서는 그의 애국정신과 살신성인의 정신을 후대에 보여주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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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는 안중근 의사를 애국자로 평가하면서도 올바른 수령의 영도를 받지 못해 실패한 '애국지사'로 평가하는 측면이 있다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b> 마지막에 안중근이 탄식하면서 옳은 지도자의 영도를 받지 못해서 뜻을 실현하지 못하고 간다는 식으로 잠깐 나옵니다. </b> <br/>

3월 26일은 1909년 안중근 의사(義士)가 중국 하얼빈 역에서 대륙침략의 길잡이로 나선 일제의 괴수 이등박문(이토 히로부미)을 사살하고 순국한 지 99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한국에서는 안중근 의사를 애국정신과 살신성인을 한 애국자로, 동양평화론을 주장한 철학가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사단법인 ‘안중근의사 기념관’ 관계자의 말입니다.

“암울했던 시절이지요, 초기 무장투쟁의 시원을 열었고 그 안중근 의사가 동양평화론을 주장할 만큼 철학적인 심지도 굳게 가진 분이라는 데 비중을 두는 거지요.”

안중근 의사 순국 99주기를 맞는 26일부터 100주기인 내년 3월26일까지 한국에서는 안중근 의사의 넋을 기리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벌입니다. 학술회의를 비롯해 안중근 의사를 기리는 새 기념관도 내년 완공을 목표로 26일 착공식을 했습니다.

북한에서도 안중근 의사를 반일애국지사로 선전하고 있다고 한국에 나온 탈북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한창권 ‘탈북인단체총연합’ 회장의 말입니다.


“북한에서도 안중근은 반일독립 애국투사로 자기 몸을 바쳐서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이등박문을 죽였다고 그렇게 선전합니다.”

북한은 2005년 안중근 의사의 친필 ‘제일강산’이 주조된 2원짜리 기념주화를 만들어 유통하면서 안 의사의 넋을 기리고 있습니다. 70년대 말에는 “안중근 이등박문을 쏘다”라는 영화를 만들어 보급했습니다. 영화는 안중근 의사가 일제에 빼앗긴 나라를 찾으려고 인재양성, 국채보상운동 등 평화적인 방법으로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활동하는 모습을 형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시베리아로 망명해 독립운동에 나섰지만, 실패해 극단에는 개인 테러에 나섰다는 내용으로, 영화는 수령의 영도를 받지 못해 실패했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고 한창권 회장은 말했습니다.


“마지막에 안중근이 탄식하면서 옳은 지도자의 영도를 받지 못해서 뜻을 실현하지 못하고 간다는 식으로 잠깐 나옵니다.”

북한은 안중근 의사의 애국적 소행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옳은 지도자의 영도를 받지 못해 실패한 ‘애국지사’로 형상화하면서 “혁명과 건설에서 승리하려면 반드시 수령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는 사상을 주민들에게 심어주는 데 이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