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북한에서 야생동물들이 급속히 사라져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지금처럼 산림파괴와 무분별한 야생동물 사냥을 계속한다면 앞으로 10년도 못돼 북한의 야생동물들은 거의 멸종될 것이라고 현지의 학자 소식통은 우려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백두산 천지 종합탐험대’ 소속 ‘백두산 천연생물 연구소’가 북한 전역을 상대로 야생동물 생태확인에 나섰지만 이미 많은 동물들이 멸종했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현지의 한 과학자가 전해왔습니다.
신분 노출을 꺼린 이 과학자는 북한의 생물학자들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 100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70돌이었던 “2012년까지 ‘조선야생동물사진첩’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실패했다”고 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한때 ‘백두산 천연생물 연구소’에 소속돼 활동했다고 자신을 소개한 이 과학자는 ‘조선야생동물사진첩’을 완성하지 못한 이유를 “김정일의 사망도 원인이지만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희귀 야생동물들을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을 대표하는 토종 희귀동물인 백두산호랑이와 반달곰, 말사슴, 사향노루를 찾기 위해 ‘백두산 천연생물 연구소’ 과학자들은 2008년부터 5년간 백무고원과 개마고원 일대를 샅샅이 뒤졌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백두산호랑이와 반달곰, 말사슴의 야생흔적은 끝내 찾지 못했고 그동안 멸종됐을 것으로 추정되었던 사향노루는 양강도 풍서군 일대에서, 산양은 강원도 금강군 일대에서 발견해 일정한 성과도 있었다고 그는 전했습니다.
북한이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클락새(크낙새)의 경우 황해남도 봉천군 수동저수지 인근에서 오래된 둥지와 배설물만 발견됐는데 주변에 군용비행장과 군사시설물들이 많아 클락새는 이미 멸종했을 수도 있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그 외 1990년대 초반까지 많이 관찰되던 멧돼지와 사슴, 노루와 복작노루(고라니)도 개체수가 희박할 정도로 줄었다며 전반적인 면에서 볼 때 북한의 모든 야생동물들은 현재 멸종 직전이라고 그는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75돌이 되는 2017년까지 ‘조선야생동물사전첩’을 완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호랑이와 반달곰과 같이 토종 희귀동물이 야생한다는 것을 증명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이 과학자는 “최근 강원도 일대의 무분별한 개발로 그나마 남아있는 산양도 멸종될 것”이라며 “산림파괴와 무분별한 사냥을 통제하지 못하면 앞으로 10년도 못 가 야생동물 대부분이 멸종될 것”이라며 북한 야생동물 생태계의 심각한 현실에 대해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