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남-북간 동물교류 제안

0:00 / 0:00

MC: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말 평양의 동물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남북 간 동물교류'를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북한에 닥친 경제난이 북한 동물원의 운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해 말 남한의 동물원과 교류를 제안했으며 북한이 3자를 통해 이에 관한 의사를 타진했다고 이 사안에 밝은 소식통이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당시 평양의 중앙동물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남한의 서울대공원과 교류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발언에 북측이 지난해 11월, 서울동물원 측에 간접적으로 이를 제안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공원 측은 당시 북측이 평화자동차 관계자를 통해 남북 동물교류의 의사를 전해왔으며 서울대공원은 “얼마든지 이를 환영한다”고 답했지만 이후 구체적인 연락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대공원의 강형욱 홍보팀장입니다.

강형욱 팀장: 북측이 지난해 말 평화자동차를 통해 간접적으로 남북 간 동물교류의 의사를 전달했고, 북한의 제안을 얼마든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난해 11월이었는데요, 이후 추가 연락이 없었습니다.

남북 간 동물교류에 관여했던 강 팀장은 북한이 코끼리나 기린, 코뿔소 등 외래동물에 애착이 많지만 한 마리당 30~40만 달러 이상의 고가이기 때문에 쉽게 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야크(들소)와 낙타 등을 수입했으며 2007년에는 네팔 정부에 아시아 코끼리와 히말라야 표범 인도호랑이 등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스라소니, 반달가슴곰, 늑대 등 북한의 토종동물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강 팀장은 북한이 좋은 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원활한 동물 교류를 통해 토종동물의 근친교배를 막는 것이 필요하다며 남북 간 동물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또 강 팀장은 최근 심각해진 북한의 경제난 속에 북한 동물원의 운영 실태에 관한 정보는 접하기 어렵다고 말하면서 몇 년 전 평양 동물원의 관계자로부터 "사람은 굶어도 동물은 굶기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서울대공원 내 동물원의 경우 360여 종 3천여 마리의 식사비용이 하루에 약 5천 달러, 일 년에 최소 200만 달러가 든다며 북한은 600여 종 6천여 마리로 개체 수가 더 많아 동물원을 유지하는 데 적지 않은 비용이 들 것으로 서울대공원 측은 분석했습니다. 따라서 동물에게 주는 먹이의 양과 질이 다소 떨어질 수 있고 동물의 교배와 출산을 제한함으로써 개체 수를 조절할 가능성도 크다고 강 팀장은 관측했습니다.

한국의 서울대공원과 북한의 평양 중앙동물원은 2005년 4월 대규모 동물교류를 통해 남한의 하마와 붉은 캥거루, 라마 등 10마리, 북한의 반달가슴곰과 스라소니, 족제비 등 16마리를 각각 교환했습니다.

서울대공원 측은 올해 '백호의 해'를 맞아 2004년 한국에서 북한으로 건너간 백호 ‘베라’가 낳은 3마리의 새끼 중 한 마리를 남북 교류의 차원에서 돌려받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의견을 나타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