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비사회주의를 근절하기 위한 통합단속조직인 '118상무'를 새로 조직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물론 해당 간부들까지 이번 조치에 대해 황당하기 그지없다는 반응입니다.
이와 관련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불법휴대폰을 전문 단속하는 27국(보위부 전파 감시국)과 마약 밀수, 밀매 행위를 감시하는 조직 109상무, 꽃제비들을 단속 통제하는 111상무, 인민보안서 순찰대, 기동타격대, 민방위부 국경검열초소, 노동자규찰대, 불량청소년 그루빠(그릅),
이름조차 다 외우기 힘든 수많은 검열대와 단속초소들이 온 북한 땅을 그물망처럼 덮고 있습니다. 하도 많은 감시기구들이 존재하다나니 단속대상을 둘러 싼 서로의 불만이 주먹싸움으로 번지기도 일쑤입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 온성군의 소식통은 "2월 24일에 종성노동자구와 삼봉구 인근지역에서 국경경비대와 민방위부 단속초소 사이에 치열한 패싸움이 있었다"며 "양측 인원들이 모두 동원되고 무기까지 들고 나와 자칫하면 큰 총격전으로 번질 뻔했다"고 전했습니다.
싸움이 일게 된 것은 국경경비대에 쫓기던 밀수꾼 세 명(여2, 남1)이 민방위 초소에 붙잡히면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국경경비대원들은 자신들이 먼저 추격 중이었다는 근거로 범죄자들을 넘겨줄 것을 요구했지만 민방위부 초소에서는 자기들 구역에서 잡혔기 때문에 자신들이 처리해야 한다고 다투다가 나중에는 주먹싸움으로 번졌다는 것입니다.
이로 하여 주변의 국경경비대 대원들이 모두 떨쳐나 민방위부 초소원들을 구타했고 격분한 초소원들이 자동보총(소총)을 꺼내들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는 얘깁니다.
소식통은 국경경비대 중대장과 정치지도원이 달려와 대원들을 제지시키고 밀수범들을 민방위 초소에 넘기는데 동의하면서 싸움은 더 이상 확대되지 않았다면서 하마터면 무리죽음이 날 수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단속초소들이 많다나니 싸움이 잦은데 최근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118상무'라는 통합단속 조직이 또 생겨났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혜산시 소식통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월 18일 방침으로 '118상무'가 조직됐다"면서 "그런데 이미 조직된 '109상무'와 하는 일이 모두 겹쳐 간부들도 난처한 입장이 됐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2005년부터 보위부, 검찰, 보안서, 당기관의 합동조직인 '109상무'를 조직하고 주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영상장비를 비롯한 마약과 밀수 밀매 등 비사회주의 전반에 대한 단속 통제를 진행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롭게 조직된 '118상무'역시 보위부와 검찰, 보안서 당기관의 합동조직으로 조직되었는데 기존의 '109상무'와 하는 일도 똑 같아 간부들도 허망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양강도 혜산시의 한 인민반장은 "예전에도 많은 정책들이 일관성이 없어 우리 인민반장들만 고생했는데 요즘은 뭐가 뭔지 도무지 분간이 되지 않는다"면서 "꼭 같은 자료들을 만들어 '109상무'뿐만 아니라 '118상무', 도당 그루빠에 바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고 불편함을 호소했습니다.
수많은 단속 기관들이 그물망처럼 얽혀 있음에도 사회적 문제점과 비행들은 오히려 늘고 있어 북한 당국이 대응 차원의 새로운 조직들을 계속 만들어 내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사회적 혼란과 불신만 가증(가중)시킨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한결같은 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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