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회령 음식점 거리 파괴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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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자회의에 맞춰 준공을 목표로 마감작업을 다그치고 있는 회령음식점 거리에 유언비어가 난무해 보안당국이 비상태세에 들어갔습니다. 출처가 불분명한 유언비어가 주민 불안만 가중시키고 있다는데요.

문성휘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노동당 대표자회의를 계기로 음식점거리 개장식을 갖기로 결의한 함경북도 회령시가 때 아닌 반 간첩투쟁으로 소동을 겪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경각심을 자극하기 위한 사법당국의 선전선동이 오히려 유언비어를 양산해 혼란을 자초했다는데요.

최근 사업차 중국에 나온 회령시의 한 소식통은 “지난 8월 15일(광복절)에 회령각(국수집)을 파괴하려는 반동들의 책동이 있었다”면서 “지금 보안원(경찰)들과 보위부, 노동자 규찰대, 회령교원대학 학생들이 총 동원돼 김정숙의 동상과 회령사적관 연구실 음식점 거리주변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중국에 들어오기 전까지 시보안서 간부들이 직접 인민반마다 나와 “회령음식점거리를 파괴하려는 반혁명분자들의 준동이 있었다”며 “혁명적 경각성을 높여 한 놈의 적대분자도 준동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내용의 강연을 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보안서 간부들이 회령음식점거리에 대한 반혁명분자들의 준동이 어떤 것이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며 그 때문에 오히려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회령 음식점 거리는 지난해 2월 24일 회령시를 방문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건설을 발기하고 80만 달러의 건설자금까지 내려 보냈습니다.

지난 7월 27일에는 최영림 내각총리와 상업상을 비롯한 간부들이 회령음식점 거리를 돌아보고 당대표자회의를 계기로 개장식을 가진다는 목표아래 건설자재들을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에는 음식점 거리의 중심인 ‘회령각’을 비롯해 ‘삼흥해산물집’, ‘백살구 술집’을 비롯한 일부 건물이 완공되어 간판까지 달아놓은 상태라는 것입니다.

한편 회령시의 또 다른 주민은 “회령각을 파괴하기 위해 설치해 놓은 폭탄을 (건설공사에 동원된) 8총국 군인들이 발견해 제거했다는 소문들이 크게 돌고 있다”며 “회령 교원대학 학생들까지 동원해 밤마다 경비를 서는 것을 보면 무슨 사건이 있긴 있는 것 같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는 보위부와 보안서에서 ‘반간첩투쟁’을 강화할 데 대한 강연을 진행하면서 ‘회령사적관과 음식점거리를 파괴하기 위해 남한의 안기부(국가정보원)가 회령시에 여러 명의 간첩들을 파견했다’, ‘무산령에서 간첩들이 숨어살던 동굴을 발견했다’ 등의 확인되지도 않은 유언비어들이 돌고 있다고 뒤숭숭한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8총국 군인들이 회령각에 설치된 폭탄을 제거했다고 하는데 정작 내가 아는 8총국 군인들은 누가 폭탄을 발견했고 어떻게 그것을 제거했는지 아는 사람이 한사람도 없다”고 말해 ‘회령각’ 파괴설이 사법당국이 꾸며낸 사건일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소식통들은 당 대표자회의를 앞두고 주민결속에 나선 북한 당국이 남한에 대한 적대감을 고취시키기 위해 있지도 않은 사건을 꾸며내 소동을 피운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