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자본주의 사상문화와의 전쟁 선포

모란봉악단의 공연모습.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하얀 드레스와 미니원피스, 10㎝는 훌쩍 넘을 듯한 킬힐(kill heel), 레이저 조명 등 파격적인 장면이 담겨 있다.
모란봉악단의 공연모습. 몸매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하얀 드레스와 미니원피스, 10㎝는 훌쩍 넘을 듯한 킬힐(kill heel), 레이저 조명 등 파격적인 장면이 담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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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국가보위성이 청진시에서 일어난 대학생 사건을 계기로 자본주의 사상문화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가보위성을 자극한 청진시 대학생 사건이 무엇인지 문성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국가보위성이 청진시에서 발생한 대학생 사건을 열거하면서 자본주의 사상문화와의 전쟁을 선포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곧 자본주의 사상문화를 뿌리 뽑기 위한 검거선풍이 일게 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우려했습니다.

27일 자강도의 한 소식통은 “국가보위성이 자본주의 사상문화와의 전쟁을 선포했다”며 “25일 각 지방 보위부들에 하달된 지시문을 통해 청진시 대학생 사건을 설명하면서 자본주의 사상문화를 척결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청진시 대학생 사건은 이번 보위성의 지시문을 통해 처음 알려졌다”며 “국가보위성은 이 사건을 자본주의 퇴폐적인 문화에 물든 일부 청년들이 색정적인 노래와 춤을 추며 부화방탕한 행위를 벌린 사건으로 규정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사건에 연루된 학생들이 청진시의 한 가옥에 모여 한국의 영화와 음악을 정기적으로 시청했다”며 “남녀학생들이 마약을 한 상태에서 퇴폐적인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성적으로 문란한 행위를 했다는 게 지시문의 내용”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하지만 지시문에서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학생들의 나이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며 “구체적으로 사건에 연루된 학생들이 몇 명이고 그들이 사건과 관련해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29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청진시에서 있었던 대학생 사건은 현지 주민들도 모를 만큼 조용히 처리됐다”며 “사건은 올해 2월 한국노래를 듣다가 체포된 청진예술대학의 한 남학생이 도보위부에서 자살하면서 시작됐다”고 말했습니다.

“함경북도 보위국은 자살한 예술대학 학생의 손전화를 통해 4월 말 청진의학대학, 제1사범대학 학생 6명을 체포했다”며 “그들은 한국의 민중가요들을 불렀고 주변 학생들에게 몰래 민중가요를 보급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사건 연루자들은 청진의학대학 여학생 2명과 제1사범대학에서 공부하던 제대군인 당원 4명”이라며 “그들은 도덕적으로 매우 건전했고 마약을 하거나 퇴폐적인 춤을 추었다는 건 국가보위성이 조작한 내용”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