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업적으로 삼기 위해 야심차게 건설한 창전거리가 인근 주민들의 불만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 공급될 가스와 전기까지 모두 끌어가면서 불만을 키웠다고 하는데요.
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 만수대 지구에 즐비하게 들어선 45층짜리 북한판 '뉴타운' 창전거리.
부실공사의 논란 속에서도 북한은 불과 1년 만에 창전거리를 완성하고 "김정은 제1비서의 배려로 최신식으로 건설됐다"고 외부에 자랑하고 있습니다.
북한 중앙 TV 녹취/ 북한 주민: 정말 좋습니다. 우리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이렇게 훌륭한 아파트를 주시고....
얼마 전 김정은 제1비서도 부인 리설주를 동행하고 창전거리 아파트 노동자 가정을 방문하고 '인민사랑'을 선전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창전거리 아파트에 대한 지나친 특혜 탓에 인근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중국에 나온 평양 주민 강모씨는 "창전거리 아파트에 가스를 공급하느라 다른 지역의 가스까지 모두 중단됐다"면서 "가스가 끊긴 집에서는 아침에 밥도 지어먹지 못할 형편"이라고 1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김정은이 창전 아파트를 현대적으로 지우라고 해서 석탄 보일러를 설치하지 않고 가스로 밥을 지어먹게 만들었다"면서 "그렇게 되자, 선교구역과 동대원구역 등 비중심 구역에 대한 가스 공급이 전면 중단됐다"고 말했습니다.
창전거리 아파트에 가스를 집중하느라 다른 지역 아파트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겁니다.
원래 연탄을 때지 못하게 되어 있는 평양시 아파트에는 1개월에 한 번 정도 가스를 공급하는 규정이 있지만, 최근 북한에 가스난이 심각해지면서 중단됐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만수대지구 아파트에 가스를 공급하기 위해 2010년 경에 평양 선교구역에 여러 개의 가스 저장탱크를 설치하고, 무역회사를 만들어 중국과 러시아에 손을 뻗쳤지만, 모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가스난이 심각해지면 창전거리 아파트 주민들의 애로도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또 창전거리 아파트를 밝히느라 다른 지역을 정전시켜 해당 지역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습니다.
며칠 전 평양을 여행하고 돌아온 한 중국인은 "아리랑 공연이 진행되는 5.1경기장과 만수대 지구 아파트에만 전기불이 환하게 왔다"면서 "그래서 만수대 사람들만 사람인가고 다른 주민들의 불만이 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45층 짜리 창전 아파트가 정전되면 승강기가 운행하지 못해 사람들이 걸어 다녀야 하기 때문에 이 지역에 대한 전기공급이 특별히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정은 시대의 개막과 함께 화려하게 선을 보인 창전아파트가 결국 평양사람들 사이에서 '애물단지'로 변해가고 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