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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동강변의 홍수 모습을 담은 조선중앙통신(KCNA)의 사진을 전송한 미국의 AP통신사는 변형된 사진이 AP 측 직원의 과실로 전송된 것이라고 18일 밝혔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AP통신 뉴욕 본사의 폴 콜포드(Paul Colford) 공보국장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자우편을 보내 “AP 측 직원 과실로 문제의 사진이 전송됐다”고 해명했습니다. (The photo in question made it onto the AP wire because of human error at AP.)
콜포드 국장은 이어 AP통신이 17일 고객들에게 사진 삭제요청 공지(advisory)를 내보내면서 “사진의 내용이 디지털 방식으로 변형돼 실제 장면을 정확히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밝혔습니다. (The content of this image has been digitally altered and does not accurately reflect the scene.)
AP 측 직원 과실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콜포드 국장은 이날 RFA와의 전화통화에서 사진 조작의 주체가 누구인지는 언급하지 않은 채 전송할 사진이 아닌 것을 실수로 AP 측이 전송한 것이라면서 애초에 “AP통신은 이 사진을 전송할 의도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Colford) The AP did not intend for the photo to go on its wire. It did go on the wire by mistake.
문제의 사진을 전송하기 전에 KCNA, 즉 조선중앙통신 측 사진이 변형된 것을 알았냐는 질문에 콜포드 국장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콜포드 국장은 또 앞으로 유사한 일의 재발 방지를 위한 대안은 있는지, AP통신의 평양 지국이 개설되면 이런 실수 방지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질문에도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지난 16일 AP통신에 의해 외부세계로 전송된 조선중앙통신의 사진은 지난 15일 촬영한 것이라면서 KCNA가 16일 AP통신 등에 보낸 것으로 폭우로 대동강 주변 도로가 완전히 침수된 상황에서 주민 7명이 걸어가는 장면을 담고 있는데 도로에는 성인 무릎 높이 이상으로 물이 차 있습니다.
이번 AP통신의 사진 삭제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내놓는 영상이나 사진의 진위 여부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의 AP통신이 북한 측과 평양지국 개설에 합의하고 영국의 로이터통신도 북한의 영상뉴스 공급과 관련한 합의를 하는 등 경쟁적으로 대북 언론교류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불투명한 북한의 속성상 북한 측이 일방적으로 공급하는 사진이나 영상 등은 반드시 그 진위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이호진 초빙연구원의 말입니다.
이호진:
북한은 완전히 고립되고 외부 세계와 차단된 사회라 사람들이 호기심과 관심이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북한 당국에 이용당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 통신사들의 경쟁 속에서 이번 AP통신의 사진 삭제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봅니다. 이런 것은 우리가 반드시 경계해야 합니다.
한편 최근 북한 조선중앙통신 측으로부터 뉴스영상을 공급받기로 합의한 로이터통신은 KCNA 영상을 전송할 때 “로이터통신이 독립적으로 이 영상의 정확성을 입증할 수 없다 (Reuters cannot independently verify the video's accuracy.)”는 책임부인(disclaimer) 고지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