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아리랑,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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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남한은 이미 2012년에 아리랑을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한 바 있습니다. 남북한이 함께 향유하던 아리랑이 이젠 각기 다른 문화유산으로 비춰지게 됐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사회의 교육, 과학, 문화와 관련한 업무를 담당하는 유엔 기구인 ‘유네스코’가 한반도 시간으로 27일 프랑스 파리에서 제9차 무형유산위원회를 열고 북한의 아리랑을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했습니다. 북한이 인류무형유산을 등재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남한의 문화재청 관계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는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문화적 이해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12년 아리랑을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한 바 있습니다.

분단 이전에는 남북한이 아리랑이라는 문화유산을 함께 향유했습니다. 그러나 분단 70년을 한 해 앞둔 현재, 아리랑은 각기 다른 문화유산으로 국제사회에 비춰지게 됐습니다. 실제로도 남과 북의 아리랑은 많은 차이를 갖게 됐습니다. 대표적인 예는 창법입니다.

기미양 아리랑학회 연구이사: 북한에서는 창법이 다르죠. 왜냐면 남한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정선 아리랑은 너무 느리기 때문에 노동력을 저하시킨다, 그리고 진도 아리랑은 양반을 위한 노래였거든요. 판소리 계열이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이건 부르지 말라고 한 거죠. 그래서 (북한은) 지금은 일률적으로 똑같이 부르고 있습니다.

한때는 남북이 공동으로 아리랑을 유네스코에 등재하기 위한 시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남한의 문화재청은 2011년 북측에 공동 등재 의사를 타진하려 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등으로 대화 창구가 닫히는 바람에 2012년 6월 단독으로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남북이 아리랑을 각각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한 가운데, 중국도 조선족의 아리랑을 중국의 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에 등재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미양 연구이사는 지적합니다.

중국은 2011년에 아리랑을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했습니다. 유네스코에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하려면 해당 유산이 자국의 영토 내에 있는 무형유산을 위해 만든 분류목록에 포함되어 있어야 합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중국도 조선족의 아리랑을 유네스코 무형유산으로 신청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기미양 연구이사는 “지난 2004년 중국이 북한과 각각 보유하고 있는 고구려 고분 유적을 공동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한 적이 있다”면서 “아리랑과 관련해서도 중국의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네스코는 2004년 7월 중국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에서 세계유산위원회(WHC) 회의를 열고 북한과 중국이 신청한 고구려 유적을 ‘세계문화유산’에 각각 등재하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