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아리랑 공연 올해가 마지막”

0:00 / 0:00

북한이 2002년부터 실시해 온 대규모 집단체조 아리랑 공연을 올해로 마감하고 새로운 공연으로 대체한다고 중국 베이징에 기반을 둔 북한 전문 여행사가 11일 밝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중국 베이징에 기반을 둔 고려여행사는 북한 내 소식통을 인용해 세계 최대의 집단 체조로 관광객들의 찬사와 비난을 함께 받아온 아리랑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올해로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11일 밝혔습니다.

이 여행사 안내문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10주년을 맞는 아리랑 공연을 올해로 끝내고 내년부터 완전히 새로운 공연으로 대체할 예정입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공연 내용도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북한 당국의 판단이라는 것입니다.

2002년 시작된 아리랑은 행사 참가자 수에 있어 사상 최대 규모이며 또한 가장 인상적인 공연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용과 체조, 선전선동, 정치나 음악 등 아리랑의 공연 내용이 북한의 고 김일성 주석의 탄생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100년 간 북한의 역사를 보여주지만 정권 수립 65주년과 휴전협정 체결 60주년을 맞는 2013년에는 새로운 내용이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한편, 네덜란드 VNC여행사의 키스 밴 할렌 (Kees Van Galen)대표는 이와 관련해 아리랑 공연이 내년부터 새로운 내용으로 바뀔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 듣지 못했다면서 벌써 몇 해째 비슷한 소문이 돌았다고 말했습니다.

밴 할렌 대표: 해마다 그런 말을 들었습니다. 북한이 매년 계속해야 할 지 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죠. 거기에 쏟아 붓는 많은 자금과 에너지를 생각하면 당연합니다. 하지만, 아리랑 공연이 지금까지 계속돼 왔기 때문에 저로서는 그런 얘기에 큰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도 지난해 가을 북한 당국이 이와 같은 사항을 논의 중이었지만 아리랑 공연이 앞으로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공식적인 성명이 나온 것은 아니라고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관광객 유치에 큰 역할을 하는 아리랑 공연을 취소할 수 없다는 결정이 나올 수도 있고 공연 시간이나 횟수, 혹은 공연 기간을 줄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혹은 10만 명을 동원하는 대신 2002년 이전처럼 수 천명이 출연하는 공연으로 규모를 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2002년 처음 공연돼 2007년부터 해마다 열려온 아리랑 집단 체조는 카드 섹션 등에 수 만 명의 어린 학생들을 수 개월 간 연습과 공연에 동원하면서 북한 어린이의 교육권과 인권을 침해한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