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이 중국어선 3척을 나포해 열흘 째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17일 알려졌습니다. 북한 측은 이례적으로 중국 측에 어선 송환에 대한 비용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중국어선 3척이 북한 서해에서 북한군 소속으로 추정되는 선박에 의해 나포된 것은 지난 8일입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총기를 휴대하고 푸른색 제복을 입은 것으로 전해진 납치범들은 어선 3척을 포함해 어부 29명을 석방하는 대가로 90만 위안, 미화로 약 14만 달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나포 장면을 목격한 중국 어민은 중국 어선이 중국 해역에서 조업을 하고 있는데 소형 북한군 선박이 총으로 위협하며 다가와 이들을 북한 쪽으로 끌고 갔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어선을 나포한 북한 기관의 정확한 실체는 알려지지 않고 있고 이들이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을 단속하는 북한의 보안요원인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중국 외교부의 훙레이 대변인은 17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중국 국민의 권익을 위해 북한과 밀접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사건 개요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습니다.
훙레이 대변인: 중국은 북한 측에 중국 국민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동안 한국 영해에서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어선과 한국 해경과의 마찰은 잦았지만 중국어선이 북한에 나포된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일부 언론은 부패한 북한 군인이 몸값을 노리고 중국 내 범죄조직과 결탁해 벌인 사건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중국어선 나포 상황을 파악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최근 중국의 탈북자 관련 대응과 한국과 중국의 자유무역협정 협상 등에 대해 북한 당국이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는 지적도 내놓고 있습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이호진 객원연구원은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사건은 중국에 ‘할 말은 하겠다’는 북한 측 의도가 반영됐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호진 연구원: 29명이 장기간 억류돼 있다면 북한 군부나 상부에서 모를 리 없습니다. 의도된 도발로 중국에 대해서 '할 말은 한다'는 차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영국의 로이터통신도 17일 북한이 중국 측의 영해 침범과 중국 위주의 북중 관계에 분개했을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이호진 연구원은 앞으로 북한 측이 나포한 중국 어선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볼 문제라면서 이번 사건을 북중 간 관계의 이상 신호로 여기기엔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