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산불방화 "내부 적들의 책동" 조사

MC: 최근 북한 동해안 일대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해 북한 당국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화재원인이 무엇인지 최민석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최근 북한 동해안 일대에 발생한 산불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 위성사진에 찍혔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이 지난 13일 공개한 사진에는 함경북도 선봉군 일대에서 시작된 연기가 함경남도 단천, 리원, 함흥 일대를 지나 강원도 지역까지 확장된 모습이었습니다.

산불을 의미하는 붉은 반점이 중국과 한국 지역에는 거의 없는 반면 북한 동해안 일대에는 동시 다발적으로 무수하게 발견됐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통들도 현재 함경남도 리원군, 북청군, 김책시를 비롯한 동해안 일대에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도 최근 발생한 산불로 인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인출신 탈북자 조직인 '북한인민해방전선'은 "화재현장에서 화재발생기인 타이머, 즉 시간을 조절해 불을 발생시키는 장치가 발견되어 북한군 보위사령부까지 투입됐다"고 17일 전했습니다. 이 단체 관계자의 말입니다.

관계자

: 이번에 보위사령부까지 조사 붙었는데요,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니까, 군대들도 차량으로 이동해서 화재현장에 투입되고 내부가 어쨌든 뒤숭숭해요.

북한은 이번 산불이 단순 방화가 아니라, 태양절 행사 분위기를 망쳐놓으려는 ‘적들의 책동’으로 간주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이 단체 관계자는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매년 산불이 발생했다는 점으로 볼 때 소토지를 개간하기 위해 개인들이 지른 산불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의 사진기록을 보면 북한에서는 2000년 이후 작년까지 거의 매해 크고 작은 산불이 포착됐습니다.

올해 초에 북한은 내년도 식량 부족을 우려해 소토지 경작을 느슨하게 대처해왔습니다.

3월 들어 땅이 녹기 시작하자, 주민들이 산에 올라가 밭을 정리하고 연기를 피워도 단속기관들이 강력하게 단속하지 않았습니다.

산림당국도 묘목 50cm이하 산판에 콩이나 고구마 등 키 낮은 곡물을 심어도 괜찮다고 허락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당국의 통제가 허술해진 틈을 타서 개인들이 소토지를 확장하기 위해 불을 질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함경북도 출신의 한 탈북자는 “90년대 중반 어떤 농민은 밤에 몰래 산에 올라가 불을 지른 다음, 불이 다 꺼진 다음에 콩을 심었다”면서 “특히 불이 지나간 자리에 콩이 잘 되기 때문에 농민들이 일부러 불을 지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산림 감독대들이 뇌물을 받고 눈감아주는 등 단속을 허술하게 해 일반 주민들은 산림방화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고 이 탈북자는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