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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 신문의 기사에 불만을 품은 조총련 대표단이 8일 이 신문의 도쿄 본사와 오사카 본사를 찾아가 항의하고 사죄와 정정을 요구했습니다.
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전합니다.
조총련 대표단은 8일 아사히 신문 도쿄 본사와 오사카 본사를 찾아가 후나바시 요이치 주필이 7일자 조간에 게재한 ‘권력 승계의 위험’이란 칼럼이 북한에 대한 도발적인 모략, 날조 기사라고 주장하면서 사죄와 정정을 요구했습니다.
조총련은 이 자리에서 “아사히 신문은 월드컵에 출전한 북한 대표가 평양의 최고 지도층의 지시로 대량 실점하게 됐다는 악의에 찬 기사로부터 시작하여 후계자 문제, 통일 문제, 핵 문제 등에 대해 미국과 남한, 일본의 첩보모략기관의 주장을 대변하는 악질적인 억측 기사를 게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총련 대표단은 이어 불순한 “정치적 의도를 갖고 쓴 이러한 모략 기사가 북일 정부간 교섭을 어렵게 만들고, 조선 민족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당장 정정 기사를 내고 사죄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아사히 신문 측은 항의한 내용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으나 사죄나 정정 기사를 낼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사히신문의 후나바시 주필은 지난 7일자 조간에서 “평양의 최고 지도층이 감독에게 직접 수비만 하지 말고 과감하게 공격하라고 지시한 결과 오히려 대량 실점했다”는 남한의 조선일보 기사를 인용하면서 “3남 김정은이 (포르투갈 전을) 생중계하라고 지시했지만 결국 그것이 역효과를 낳았다”는 일본정부의 북한정보 담당관 말을 소개했습니다.
후나바시 주필은 이어 “김정은의 후견인인 장성택과 김영철 정찰총국장 세력간에 권력 투쟁이 시작됐다”는 것이 정보 계통 전문가들의 말이라고 소개하면서 “김정은이 후계자로 정식 지명되기까지는 수많은 우여곡절이 예상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후나바시 주필은 또 “김정일 위원장의 기억력 쇠퇴가 권력 누수 현상을 부채질해 언젠가 김정일 위원장과 김정은 사이에 권력 투쟁이 일나날 가능마저 부정할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 후나바시 주필은 “80년대에 일어난 대한 항공기 폭파 사건 때처럼 북한의 권력이 승계 되는 과정에서 위험한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는 미국 정부 관리 말을 인용하면서 “김정은이 직접 공격 명령을 내렸다, 김정은이 김정일보다 더 위험하다”는 데 한미일 정보기관의 의견이 일치한다고 소개했습니다.
후나바시 주필은 또 “천안함 사태로 인한 최대의 외교 피해자는 중국”이라고 지적하면서 “개(중국)가 꼬리(북한)에 물린 격”이라고 비유했습니다. 후나바시 주필은 이어 중국의 고위관리가 사적인 자리에서 자신에게 “북한의 연착륙을 위해 한중일간에 의견을 교환할 장소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습니다.
후나바시 주필은 칼럼의 말미에서 “김정은은 권력뿐 아니라 파탄한 국가 경제 그리고 핵도 함께 승계 하게 될 것이나 김정은이 부친에게 유산으로 물려받은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잘라 말하면서 “김정일 위원장의 사후 북한의 핵 문제가 더욱 어렵게 된다는 것을 각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본 언론들의 보도에 불만을 품은 조총련이 항의 대표단을 파견하거나 전화 공세를 펴 업무를 마비시키는 일은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아사히 신문 주필의 컬럼 기사가 북한의 민감한 후계자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조총련의 항의 행동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