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이번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딴 북한 선수들은 어김없이 그 영광을 지도자인 김정은에게 돌렸습니다. 모든 게 지도자의 덕분이라고 얘기합니다.
인천에서 노재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역도 종목에서 북한의 선전이 놀랍습니다.
엄윤철이 남자 56kg급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데 이어 김은국이 남자 62kg급에서도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습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중국 선수에 우승을 내줬던 김은국은 절치부심하는 마음으로 이번엔 확실하게 설욕했습니다.
김은국은 4년 전 런던올림픽 때보다 더 발전된 기량을 선보였지만, 수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훈련법이나 기술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런던 올림픽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낸 비결에 대해 김은국은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하며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사랑과 배려가 크다”는 말로 우승 소감을 대신했습니다.
역도 경기를 취재하러 몰려온 외국 기자들은 김은국 선수의 이 같은 수상 소감에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순수한 체육행사조차도 북한 체제 선전에 이용되고 있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낸 겁니다.
북한 선수들은 그동안 올림픽이나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 수상자가 되면 하나같이 자신의 금메달을 최고 지도자에게 바친다고 말했습니다.
안금애 : 존경하는 김정은 동지께 금메달로써 기쁨 드렸다고 생각하니까..
엄윤철 : 존경하는 김정은 동지의 따뜻한 사랑과 배려가 있었기에 이렇게..
림정심 : 경애하는 장군님께 금메달을 갖고 빨리 달려가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를 반영하듯 북한 선수단은 인천에 도착한 직후 지금까지 한국 언론에 적대감을 드러내거나 질문에 침묵을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할 수 있는 말은 메달 수상 후 ‘장군님’과 ‘최고사령관’을 칭송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 본인들(메달 수상자들)이 김정은 원수님 덕분에 힘을 내서 금메달을 땄다고 해야 북한에 돌아가서 상금과 표창 등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올림픽이나 아시아경기대회의 기본정신은 체육 경기를 통한 국제평화의 증진과 화합입니다.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한 한 외국 취재진은 북한 선수단을 향해 “대회 정신을 훼손하는 정치적 발언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