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 당국이 노동당대표자회에 참석할 지방대표들을 각 도소재지들에 집결시켜 놓은 지 열흘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회의날짜도 알려주지 않고 있어 집단생활에 괴로움을 호소하는 대표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당초 9월 1일 평양으로 출발할 것으로 알려졌던 지방당 대표자들이 열흘이 넘게 발이 묶여 있으면서 집단생활에 따른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가족들에게 돈과 생필품을 보내달라고 요구하는가하면 불편한 여관생활에 건강이상을 호소하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회의 날짜가 계속 미루어지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과 관련된 미확인 소문까지 돌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양강도 대홍단군의 소식통은 5일 "당대표자회 참석을 위해 도소재지에 모인 대표들로부터 돈과 속옷들을 빨리 보내달라는 전화가 왔다"면서 "군당에서 가족들이 전해준 돈과 속옷을 임시차편으로 보내주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당대표자회에 참석할 대홍단군대표들은 늦어도 8월 29일 저녁까지 도소재지인 혜산시에 무조건 도착하라는 도당의 지시를 받고 8월 28일 출발했다는 것입니다.
양강도당은 회의 참석자들에게 열흘간 생활하면서 갈아입을 수 있는 있는 속옷과 현금 4천원씩 준비해 가지고 오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늦어도 9월 1일에는 출발한다"고 전달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노동당 중앙위가 "임의의 시각에 출발할 수 있게 회의 참석자들은 모두 대기상태에 있으라"는 말만 되풀이 할뿐 아직까지 회의날짜 조차 알려주지 않아 지방당대표들은 오도 가도 못하는 형편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 혜산시의 다른 소식통도 "시, 군당 책임비서들을 비롯한 회의 대표들은 혜명동에 있는 '외국인 호텔'에 머물고 그외 방청으로 참가하는 사람들은 혜명여관에 대기하고 있다"며 "오늘 출발한다 내일 출발한다 하면서 짐만 풀었다 놓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는지 모른다"고 언급했습니다.
통신과 교통수단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한 환경이어서 혜산시에 살고있는 회의 참석자들도 집에서 머물지 못하고 집단적으로 여관생활을 하도록 지시받아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 소식통들은 처음 이틀 동안은 회의참석자들이 지난 5월에 있은 김정일 위원장의 현지시찰 노정을 따라 혜산시 공장, 기업소들을 돌아보았고, 보천보전투승리기념탑과 사적관도 참관하며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는 매일 도당 회의실에 모여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기록영화(다큐멘터리)를 보고 노작학습만 시켜 참석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저녁시간에 몰래 술과 안주를 사다 답답함을 달래다나니 가져온 돈마저 떨어진데다 세탁시설이 없는 여관에서 갈아입을 속옷도 여의치 않다는 것이 소식통의 증언입니다.
회의 참석자들 대부분이 5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인데 냉난방시설도 없는 습기 찬 여관방에서 지내다보니 신경통 증세로 괴로워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소식통들은 또 지방당대표들의 평양행이 계속 지연되면서 회의참석자들은 물론 일반주민들 사이에서도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조심스럽게 번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장마당이나 공공장소에 모인 주민들은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생기지 않았으면 왜 회의참가자들을 모아놓고 열흘 넘게 소식이 없겠냐며 혹시 이번 당대표자회에 김 위원장이 참석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뒷소문마저 나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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