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북한에서 오토바이를 보유하는 주민들이 늘어나면서 등록비가 치솟아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고 합니다. 일부 오토바이 주인들은 돈을 받고 사람들을 태워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중국에 나온 한 북한 무역상인은 "평양을 비롯해 평성, 남포, 신의주 등 도시에는 오토바이가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중국제 오토바이가 비싼 것은 보통 1천200달러 정도 하는데, 사람들은 어디서 돈이 나는지 척척 잘 구입한다"고 1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현지 상황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오토바이 대수가 늘어남에 따라 북한 보안당국이 등록비를 비싸게 받아 주민들의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이 무역상인은 말했습니다.
자신도 오토바이를 한대 보유하고 있다는 이 상인은 "내 오토바이 가격이 1천 200달러인데, 보안서 호안과에서 등록비로 1천 달러나 요구한다"면서 "어떻게 오토바이 가격과 등록비가 같을 수 있는지 어처구니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모든 오토바이 등록비가 다 비싼가 묻는 질문에는 "250 달러짜리 오토바이를 사면 보안서에서는 등록비로 250달러를 내라고 한다"면서 "오토바이 가격과 비슷하게 등록비를 요구하는 것은 돈 있는 사람들의 호주머니를 털어내는 것 아니냐"고 언성을 높였습니다.
북한에서는 오토바이를 구입하자면 보안서 교통과인 호안과에 등록을 하고 번호판을 받아야 하는데, 이때 오토바이 등록세와 재산세까지 납부해야 해 그 비용이 오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세금제도가 있어 재산세나 취득세 같은 것은 세무서에 납부하지만, 북한은 '세금 없는 나라'로 자처하기 때문에 보안서가 세무서의 기능까지 모두 대행한다는 지적입니다.
이 상인은 "그렇지 않고야 어떻게 오토바이 번호판을 하나 받는데 그렇게 비쌀 수가 있는가?"면서 "다른 나라에서도 자가용차를 사면 등록비가 그렇게 비싼가"라고 반문했습니다.
국경지방에 여행 왔다는 황해도 지방의 한 주민도 "요즘 북한에서 중산층을 꼽으라면 터치식 손전화를 차고 2인용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라면서 "오토바이는 휘발유가 적게 들고 기동성도 있어 돈이 좀 있다는 사람들 속에서 추세가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처럼 시장경제 기본 요소인 신속한 통신수단과 빠른 이동 수단인 오토바이를 갖춘 북한의 상인들이 늘면서 내수 경기 활성화에 한 몫 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는 "오토바이로 사리원에서 남포는 마음만 먹으면 다녀올 수 있고, 신의주에서도 웬만한 도내 지역은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도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최근 평양에서는 오토바이 주인들이 사람들을 태워주고 돈을 받는 등 불편한 대중교통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등장하고 있지만, 오토바이가 늘어나면서 교통사고도 빈발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