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북한 내부의 실상을 촬영하고 북한의 현실을 국제사회에 알려온 북한의 취재팀이 세계적 권위의 '로리 펙' 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이 상은 목숨을 걸고 북한에서 활동하는 북한 내부 기자에게 수여됐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입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뉴스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로리 펙(Rory Peck)' 상의 수상자로 북한 내부 취재팀인 '민들레'가 선정됐습니다.
'로리 펙' 측은 19일, '북한: 비밀국가의 삶'(North Korea: Life Inside the Secret State)을 보도한 '민들레'팀을 2014년 탐사보도 부문(Award for Features)의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민들레'팀은 기자로 활동하는 김동철, 리 훈 등 북한 주민으로 북한 내부의 실상을 촬영하고 오늘날 북한의 현실을 국제사회에 알린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특히 로리 펙 상은 '퓰리처상', '피버디상'과 함께 세계 3대 언론상 중 하나로 전 세계 카메라 기자를 대상으로 하는 가장 권위 있는 상입니다. 로리 펙 측의 심사위원은 북한 내부 기자들로 구성된 민들레 팀이 전례 없는 남다른 용기를 바탕으로 북한 체제의 매우 중요하고 역사적인 자료를 담아냈다고 평가했습니다.
민들레 팀과 함께 북한 내부의 현실을 보도해 온 일본의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 오사카 사무소 대표는 이같은 세계적인 상을 북한 내부 취재팀이 수상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Ishimaru Jiro] '로리 펙' 상은 위험한 지역에서 비디오로 취재하는 기자를 대상으로 한 세계 최고의 상인데요, 이 영광스러운 상을 '아시아프레스'의 북한 내부 취재팀이 받았다는 것을 개인적으로 기쁘게 생각합니다. 얼굴도 이름도 밝힐 수 없는 내부 기자와 취재 협조자들이 이렇게 자신의 생활과 현실, 아픔, 모순 등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세계가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습니까?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로리 펙의 탐사보도 상을 받은 민들레 팀의 작품은 '굶주린 북한 군인'과 북한 꽃제비의 비참한 모습'부터 '선전용 물건만 가득한 평양의 제1백화점', '보안원의 단속에 거세게 항의하는 북한 여성', '어린 김정은 제1비서의 능력을 의심하는 정부관리', '자유가 없는 북한 사회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주민'에 이르기까지 오늘날 북한 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이 영상은 북한의 내부 기자들이 직접 촬영한 내용으로 올해 초 미국의 PBS 방송은 물론 영국, 한국, 일본 등에서도 방영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목숨을 걸고 활동하는 내부 취재기자들의 노력으로 가장 폐쇄된 나라인 북한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이 국제사회에 알려지고 있다며 늘 두려움과 긴장 속에 힘든 작업을 하는 북한의 취재 기자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나타냈습니다.
[Ishimaru Jiro] '민들레'는 화려한 꽃은 아니지만 어디서나 필 수 있는 강한 꽃이잖아요. '서민', '민중'을 의식해 이름을 지었다고 하더라고요. 특별히 특종을 목적으로 활동한 것이 아니라 자기가 사는 사회의 모순, 아픔, 현실을 기록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잖아요. 이런 일을 하는 팀에게 가장 권위 있는 상을 줬다는 것에 마음이 기쁩니다.
로리 펙 상을 받은 민들레 팀에게는 1천 달러의 상금도 수여됐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상금 전액을 민들레 팀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